감사인(회계법인) 자유선임에서 지정 감사제로 전환하면서 회사들의 감사 비용이 2.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해 감사인 지정 회사 699곳 중 전년에 감사인을 자유 선임한 497곳의 감사보수를 분석한 결과 감사보수가 1년 새 250%(업체별 증가율 평균)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기업의 감사보수는 2017년 평균 4500만 원에서 지난해 1억2500만 원으로 늘었다.

지정 감사 전환에 따른 지난해 보수 증가율은 2016년(166%)이나 2017년(137%)보다 훨씬 더 높았다.

특히 대형 회사보다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형 회사는 지정 감사 전환에 따른 보수 부담 증가 폭이 더욱 컸다. 지난해 자산 1조 원 이상 대형 회사(19곳)는 지정 감사 전환으로 감사보수가 평균 169% 늘었지만, 자산 1조 원 미만의 중소형 회사(478곳)는 253%나 증가했다.

지난해 감사인 지정을 받은 한 상장 예정업체의 경우 감사보수가 2017년 1300만 원에서 지난해 2억3000만 원으로, 무려 17.7배 늘기도 했다.

이처럼 과도한 감사비용 증가로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고 회계법인과 분쟁을 발생해 계약 체결이 지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은 공정한 감사를 위한 감사인 지정이 자칫 과도한 감사보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선 지정감사 계약체결 여부를 모니터링해 감사보수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계약이 체결되도록 자율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감사인을 지정받은 회사는 통지 후 2주 이내에 감사인과 감사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보수협의에 난항을 겪어 기한 내 체결이 어려운 기업은 기한을 연장해주기로 했다.

아울러 과도한 보수를 요구받은 업체를 상대로 ‘지정 감사보수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한편, 감사인 지정제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예정이나 감리 조치·관리종목 지정 등 특별히 공정한 감사가 필요한 회사에 대해 자유선임 대신 금감원이 특정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지정해주는 제도다. 지난해 지정기업은 699개사로, 전년 대비 153개사(28.0%) 증가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최근 3년간 지정감사 보수 현황. 금감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