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부산 “마닐라·울란바토르
- 증대노선 집중해 수익성 높일 것“

부산에 기반을 둔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이 김해공항 최장노선인 부산~싱가포르 항로 운수권 획득에서 탈락의 고배(국제신문 26일 자 1면 보도)를 마시면서 부산시와 지역 경제계는 우려를 나타냈다.

26일 부산시와 항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5일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거쳐 부산∼싱가포르 노선 운수권을 받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오는 5월 말 부산~싱가포르 항로를 운항할 것으로 보인다. 두 항공사 모두 양국 공항 슬롯을 비롯해 현지 지점 개설, 항공기 운영 계획, 승무원 배치 등 준비하는 데 최소 3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에 기반을 둔 에어부산에 절반도 배분되지 않은 것은 당혹스럽다”며 “아마도 아시아나 계열에 한~울란바토르 노선을 주다 보니 싱가포르 노선까지 에어부산에 주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황금알을 낳는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각각 제주와 호남에 기반을 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부산발 노선에 얼마나 애정을 갖고 운항할지 벌써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업계는 장기적으로는 부산~싱가포르 노선이 16년 만에 취항되는 데다 북미 정상회담으로 잠재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초반에는 적자 운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5월 1일 취항하는 실크에어와 국적항공사 2곳의 운수권을 보면 매일 800명의 여객이 탑승해야 하는데 초반부터 그만큼 수요가 바로 따라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등이 최근 차세대 항공기인 737 맥스8(189석) 기종을 도입해 운용 계획을 밝히기는 했으나 부산~싱가포르 노선에 투입할 가능성이 작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존 항공기보다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기종은 수익성을 위해 부산보다는 인천 쪽에 배치할 확률이 높다. 실제 지난달 737 맥스8 기종을 들여온 이스타항공은 인천~푸꾸옥 노선에 이를 투입해 운용 중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안전 운항 체계를 고도화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준비해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편익을 누릴 수 있는 노선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부산∼마닐라 노선과 부산~울란바토르 증대 노선을 획득한 에어부산은 이들 노선 취항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에어부산은 이르면 올해 여름 휴가철부터 부산~마닐라 노선에 주 5, 6회 취항할 예정이다. 현재 이 노선은 필리핀항공이 취항하지만 혼잡하다. 이와 함께 부산~자카르타 등 추가 중·장거리 노선 취항과 수익성 개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