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탁기업협의회·부산상의 성명
- 부산시 등 각계서도 정상화 촉구

- 노조, 민주노총과 공동투쟁 결의
- 공동집회 예고 등 대응 수위 높여

부산지역 매출 1위 업체인 르노삼성차의 임금 단체협상이 악화될 가능성을 보이자 전국 협력업체와 부산 경제계가 조속한 타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노동계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차원에서 연대 투쟁을 결의하며 투쟁 수위를 높여 파장이 우려된다.

28일 르노삼성차노조의 부분 파업으로 부산 강서구 부산공장의 작업 라인이 멈춰 있다. 사측은 다음 달 5일 사측과 노조원 간 대토론회를 열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르노삼성자동차수탁기업협의회(회장 나기원)와 부산상공회의소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르노삼성차 노사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두 단체는 성명서에서 “진전없는 협상과 지난 27일까지 총 152시간에 달하는 부분 파업으로 협력업체와 부산·경남지역 경제가 모두 큰 위협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협력업체는 본격적인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이후 예상치 못한 휴업과 단축 근무로 약 11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많은 중소 및 영세 협력회사는 자금난 심화로 사업 존폐의 기로에 몰렸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수많은 근로자들이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르노삼성차의 한 협력업체 대표는 “르노삼성차가 파업을 할 때마다 하루 5000만 원씩 손실을 입는다”며 “다음 달 8일까지 임단협 결론이 나지 않아 향후 신차 물량 확보가 불투명해지면 회사 경영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르노삼성차의 1차 협력업체는 전국 260곳으로 이 중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한 중소 협력업체의 종업원 수는 6만4000명에 달한다. 부산 경남지역 협력업체는 전체의 30% 수준인 90곳이나 매출은 전국 매출의 55%를 차지한다. 고용 인원은 약 1만2000명이다. 부산상의 허용도 회장은 “이렇게 가다가는 260개 1차 협력사는 물론 10만여 2, 3차 협력사 종업원 및 가족의 생존을 위협하고 지역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부산시와 지역 시민단체도 조속한 부산공장 정상화 요구에 목소리를 더했다. 시 김윤일 일자리경제실장은 “지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르노삼성차의 노사가 서로 대화에 나서 조속하면서도 원만한 타결을 이뤄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르노삼성자동차노동조합과 금속노조, 민주노총이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노조의 부분 파업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르노삼성차 노조는 민주노총·금속노조와 공동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르노삼성차 노조, 민주노총 부산본부, 전국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이들은 “르노삼성차가 인력을 감축하고 작업을 외주로 돌려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지역 경제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모회사인 르노그룹도 신차 투입 등 투자 계획 없이 소극적인 경영으로 자본 회수의 우려마저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원들은 “르노삼성차를 위한 실질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고 구조 조정 중단 등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 같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앞으로 대규모 공동 집회, 조합원 교육, 대국민 선전전 등 공동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르노삼성차 사측은 다음 달 5일 사측과 노조원 간 대토론회를 열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조민희 류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