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안전시험관리소 노조 반발
- 부산도시공사, 시에 재검토 요청

부산 금정구 회동동에 짓기로 한 행복주택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인근에 있는 건설안전시험관리소의 노조가 반발하면서 주변 환경이 행복주택을 짓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기 때문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최근 회동 행복주택 사업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산시에 요청했다고 3일 밝혔다. 도시공사는 해당 용지에 행복주택 사업보다는 인근에 밀집한 산업단지 노동자용 기숙사를 짓는 방안 등을 시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도시공사는 금정구 회동동 6881㎡ 용지에 사업비 122억 원을 들여 2개동 100가구 규모의 행복주택을 지을 예정이었다. 도시공사는 오는 9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12월께 행복주택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회동 행복주택은 특히 이중창으로 단열 성능을 극대화하고 화석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한 줄인 ‘제로 에너지’ 건축물로 건립할 예정이어서 주변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행복주택 건립과 함께 거주민의 집단 민원 등을 우려한 건설안전시험관리소 노조가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집단 주거지가 생기면 민원으로 건설안전시험관리소가 이전할 가능성을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행복주택 부지 인근에 아스콘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어 소음과 함께 악취 분진이 심해 행복주택을 짓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금정구 도시계획위원회는 해당 용지에 행복주택을 짓는 것에 재심의 판정을 내렸다.

해당 용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 역세권에 조성한다는 행복주택의 취지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많았다. 행복주택은 대중교통이 편리하거나 직장과 학교가 가까운 곳에 건설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회동 행복주택은 인근에 도시철도 역사는 아예 없고 이용할 수 있는 버스 노선도 거의 없다.

시 관계자는 “해당 용지는 애초 주변 산단 노동자 등을 고려해 행복주택 사업지로 결정했다. 우선 도시공사 등 관계 기관과 함께 금정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준비한 뒤 심의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