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직자 안전교육 주기도 단축

최근 항만 내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노동자 안전강화를 위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항만 컨테이너 부두 하역현장에 ‘작업안전구역’을 마련해 졸음 작업을 막기 위해 트랙터 의자에 진동을 가하는 장치를 도입하는 등 ‘항만물류 안전사고 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보고서에 따르면 항만하역 업종에서 안전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재해자는 2007년 255명에서 2017년 97명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다른 산업보다 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전체 근로자 대비 재해자 비율을 보면 항만하역은 9.46으로 전체 산업 평균(4.84)의 1.9배였다. 유사업종과 비교하면 철도운송업의 4.9배, 항공운수업의 5.6배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부산항에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노동자가 5명이나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해수부는 지난해 11월 안전 전문가와 항운노조, 항만물류기업, 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항만물류안전 특별팀을 꾸려 현장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컨테이너 하역현장 안전 강화를 위해 앞으로 건설되는 컨테이너 부두에는 항만 노동자의 별도 작업안전구역을 마련하기로 했다. 선미·선수에서 컨테이너 작업을 할 수 있는 별도의 작업공간을 만들어 노동자를 보호할 계획으로 이미 부산항 신항 일부 부두에서 운영 중인 것을 확대했다.

또 컨테이너 고정장치 잠금 해제작업 중 추락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작업대 보급도 확대하기로 했다. 항만 내 작업구역 도로 및 보행 안전 시설물도 보강한다. 현재 부산항에서 시범 운행 중인 야드 트랙터 운전기사 졸음운전 방지 장치는 효과가 검증되면 올해 하반기부터 다른 항만에도 확대 적용한다. 이 장치는 눈을 깜빡이는 등 졸음 행동이 인식되면 의자에 진동을 보내 졸음운전을 막아주는 장치다.

액화가스나 액체화장품, 인화성 액체 등을 취급하는 5만ｔ이상 선박이 접안하는 시설에는 내년까지 선박 접안 속도계, 자동경보시스템, 자동차단 밸브를 설치해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일반화물 하역현장에는 노동자가 출입할 때 컨베이어벨트 설비가 자동으로 멈추는 장치를 설치하고, 움직임을 감지하는 CCTV를 설치해 노동자 유무를 자동으로 확인하는 등 사고 예방 조치가 이뤄진다. 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항만연수원 등 외부 안전 전문기관 등이 참여하는 안전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면서 안전 의무교육 대상을 확대하고 재직자 안전교육훈련 주기를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해수부 엄기두 해운물류국장은 “최근 연이은 항만 내 인명사고로 항만 노동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고 대책이 현장에 자리 잡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