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시한 연장 속 뜨거운 관심

- 다른 업종에 피해 없어야 하고
- 각종 장비 자부담해야 하는 등
- 조건 까다로워 신청 여부 고민

해양수산부가 엄격한 총허용어획량(TAC) 및 모니터링 체계를 자발적으로 수용하는 어업인단체에 어업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는 시범사업을 향한 어업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규제 완화가 다른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단서조항과 각종 장치의 자부담 때문에 시범사업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시되고 있다.

㈔부산수산정책포럼이 주최한 총허용어획량 기반 어업규제 완화 시범사업 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사업 참여 희망자가 많아 어업인단체 공개 모집을 당초 1일에서 오는 29일로 연장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전국 400여 개의 어업형태 단체 중 3, 4곳을 선정해 1년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시범사업은 정부가 발표한 수산혁신 2030계획을 통해 제시한 자원관리형 어업구조로 전면 개편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해수부는 수산자원 회복과 어업인 규제 부담 줄이기라는 목표를 함께 달성하기 위해 ‘총허용어획량 기반 어업규제 완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총허용어획량은 어종별로 연간 잡을 수 있는 상한선을 정해 어획하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의 시범사업에 참가하려면 어업인 단체는 세 가지 필수요건을 갖춰야 한다. 우선 어획량을 모두 총허용어획량 제도로 관리해야 하고, 어선에는 임의로 조작이 불가능한 인말새트(INMARSAT,위성통신망을 이용한 어선위치발신시스템) 등 위치발신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또 어업인은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전자어획보고시스템을 이용해 양륙 전 해상에서 어종별 어획량을 입력해야 한다. 이 정보는 실시간으로 육상으로 전송된다. 이 밖에 원활한 모니터링을 위해 어선에 CCTV를 설치하거나, 기타 자발적인 수산자원 보호 조치를 시행할 경우 가점이 부여된다.

시범사업 참가조건이 까다롭지만 어업인 단체는 오랜 민원을 해결할 기회라고 판단해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부산공동어시장에서 ㈔부산수산정책포럼 주최로 열린 사업설명회에도 어업관련 단체가 대거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참석한 어업인들은 같은 업종에서 일부만 참여하게 되면 조업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특히 규제 완화 조건이 다른 업종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라는 전제를 단 데 대해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은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조업구역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1965년 한일 어업협정 당시 대형기선저인망, 대형트롤, 외끌이대형기선저인망 업종은 동경 128도 이동조업이 금지됐다. 이들은 128도 이동조업에 관한 것은 소형어선과의 마찰을 고려해, 언급하지 않고 동해 쪽 한일 중간수역은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쌍끌이 대형기선저인망 정성문 선주협회장은 “사업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규제 완화 조건이 까다롭고 인말새트나 폐쇄회로 등 장비를 어민이 부담해야 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