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업일수·주력모델 생산 감소탓
- 생산·수출·내수 3개월째 내리막
- 4, 5월 지수는 더 악화 불가피

- 오거돈 시장 만난 시뇨라 사장
- “노조 요구는 수용불가” 못박아

지난해 10월부터 부분 파업이 반복되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속절없이 추락하는 실적으로 1998년 부산공장 설립 이후 최대 위기에 휩싸였다. 파업 돌입 이후 지속해서 감소한 수출 실적은 급기야 지난달 60% 넘게 곤두박질치며 3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이 부산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파급 효과가 커 지역 경제의 동반 침체가 예상된다.

	오거돈(왼쪽) 부산시장과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이 지난 16일 시청에서 노사 분규와 관련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부산시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17일 발표한 ‘2019년 3월 국내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 자료를 보면 르노삼성은 지난달 생산 내수 수출 등 3대 지표가 1년 전보다 모두 줄며 지난 1월 이후 3개월 연속 ‘트리플 감소세’를 이어갔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실적 악화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지만,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각계의 우려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특히 수출 실적이 근래에 보기 드문 처참한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르노삼성이 수출한 자동차 대수는 총 7256대로 지난해 3월(1만9259대)과 비교해 62.3%나 급감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르노삼성의 수출이 더 악화된 원인으로 파업 장기화에 따른 조업 일수와 주력 모델의 생산 감소를 꼽았다.

실제로 지난달 르노삼성의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3월(2만3229대)보다 40.4%(9378대) 감소한 1만3851대에 그쳤다. 지난 1월(-38.0%)과 2월(-43.5%)에 이어 지난달에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것이다.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3월 7800대에서 지난달 6540대로 16.2% 줄었다. 지난 2월(-8.0%)과 비교해 감소율이 배 이상 확대됐다.

앞으로 더 걱정이다. 르노삼성차는 오는 29일부터 나흘간 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협력업체도 동반 가동을 멈추게 돼 이달과 다음 달 경제 지표 역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갑준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지역 경제를 대표하는 르노삼성차가 파업 사태를 이어가면서 협력업체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가 감당해야 하는 유무형의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를 포함한 지역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는 만큼 노사의 엄중한 상황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의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투자와 경영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작업 전환 배치 때 노조 합의 요구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시뇨라 사장은 지난 16일 시청에서 오거돈 시장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이 노사분규와 관련해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르노삼성이 부산을 떠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관련 업체 노동자와 가족은 물론이고 시민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은 “르노삼성자동차는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한국 시장에 투자하겠다. 후속 수출 물량 확보가 절실하다”고 화답했다.

조민희 이석주 기자

르노삼성 생산·내수·수출 실적 구분 2018년 3월 2019년 3월 증감률(%) 생산 2만3229대 1만3851대 -40.4 내수 7800대 6540대 -16.2 수출  1만9259대 7256대 -62.3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