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년간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21일 ‘단기간 근로자 증가 추세 및 정책 함의’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불완전 고용’이 증가한 만큼 정부가 고용 안전망 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체 취업자 중 단기간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9.60%에서 지난해 19.42%로 9.82%포인트 상승했다. 일주일에 15시간 이내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 비중도 같은 기간 2.05%에서 4.08%로 배 가까이 올랐다.

연구원은 “노동 수요와 공급, 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기간 근로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우선 기업이 노동 비용을 절감할 목적으로 단시간 근로자를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추정했다. 가령 주당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는 퇴직급여를 설정하지 않아도 되기에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또 여성 근로자가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단기간 일자리가 늘었다고 봤다. 근로장려금(EITC)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 등도 단시간 근로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EITC는 취약 계층의 노동시장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인데, 잠재적인 혜택 대상자들이 진입 장벽과 근로시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시간 일자리를 선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공공부문 일자리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다. 공공 일자리는 근로 경험 기회를 주고 일정한 소득을 주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에 굳이 전일제 일자리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현재 한국의 고용 안전망은 단시간 근로자를 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복지정책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점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불완전 고용 상황에 직면한 단시간 일자리가 증가하는 만큼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