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MI “요건 심사 경쟁력 제고를
- 공정거래 위한 표준요율도 절실”

세계 6위 항만인 부산항의 연관산업은 경쟁력이 최하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세 업체가 난립해 제 살 깎기 요율 덤핑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진입 장벽이 낮아 소규모 자본으로 운영이 가능한 항만연관산업에 대해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갱신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거래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립하기 위해 표준화 요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역 선박수리업체는 북항에 20여 곳, 부산항 신항에 14곳 등 30개 이상의 업체가 영업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선박수리업체뿐만 아니라 줄잡이, 화물 고박, 통선, 급수·급유, 선용품 공급 등 항만연관산업은 비슷한 사정이다. 업체 난립을 막기 위해 과거 시행했던 허가제로 다시 전환하는 것은 공정거래에 어긋날 소지가 있는 만큼 현행 등록제·신고제를 유지하되 현재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이를 유지하는 갱신제도를 해양수산부가 중심이 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기열 연구원은 현안연구인 ‘최저임금 상승이 항만연관산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 방안’을 통해 갱신제도가 비영업 업체 또는 자격을 갖추지 않은 업체를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건전한 경쟁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실제 사업체의 영업 현황 및 실태를 주기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관리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항만연관산업의 가격 덤핑과 과당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요율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표준화된 요율은 ‘항만운송사업법’에 의거한 항만하역요금이 유일하다. 일부 업종은 고객인 선사에 대해 공식적인 표준화 요율이 아닌 자체적으로 마련된 요율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영업망 확보를 위한 경쟁, 선사와의 가격 협상, 하도급 형태의 계약 등에 따라 정해진 요율을 적용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대금지급일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고 일부 업종은 표준요율이 있지만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이 연구원은 “선사가 부산항만공사 및 협회 등 제3의 공공성을 가진 기관을 통해 대금을 지급하고 업체가 이를 지급받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 상승과 상관없이 과당 경쟁과 낮은 협상력을 극복하기 위해 업체 간 통합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