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5개 권역 나눠 개발 제안도

정부가 2030년까지 해상풍력클러스터를 조성해 해상풍력에너지를 12GW로 확대하기로 했지만 관련 산업 및 기업체 유치방안 등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는 ‘현안연구’를 통해 항만이나 배후단지에 해상풍력클러스트를 조성하면 신규로 개발할 때보다 1조4799억 원의 사업비가 절감되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3일 밝혔다.

정부는 현재 부산, 인천, 울산, 경남 등지 9개 광역시·도에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조업감소·생태계 파괴 등을 우려하는 어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휴부두 시설이나 여유 배후부지를 활용하면 사업비가 절감되고 관련 산업체 유치가 용이할 것으로 KMI는 분석했다. 이는 해외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데 대만은 2025년까지 5.5GW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타이충 수역 전면에 개발키로 하고 기존 항만부지 130만㎡를 활용한다. 일본도 기타큐슈시 히비키 항만에 2000만 ㎡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KMI는 해상풍력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항만 및 배후단지를 활용하는 기본구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상안에는 주요 기업 규모와 공급 사슬관계, 개발방식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해상풍력발전부품 생산형태는 1~3차 부품 제조기업의 구조로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에 미흡하다. 1차 부품(해상용 풍력발전시스템)은 국산화율 20%, 기술 수준은 세계 대비 40%에 불과하고 두산중공업, 유니슨, 효성중업, 한진산업 등이 기업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 2차 부품(기어박스 동력장치·타워·해상기술 등), 3차 부품(블레이드·고정구조물·해저케이블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KMI는 또 우리나라 해역상황을 고려할 때 전 해역을 5개로 권역화해 거점형으로 특성에 맞는 클러스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을 중심으로 한 서해권역(완성형), 목포신항을 중심으로 한 서남해권역(제조기반), 제주신항을 중심으로 한 제주권역(소규모 부품제조), 고현항·옥포항·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남해권역(지역 제조기반), 울신신항(부유식)·포항영일만항(지원항만)을 중심으로 한 동해권역 등이다.

KMI는 외국의 경우 오랜 연구를 거쳐 산업 간 연계방안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공조방안을 도출해내는 만큼 우리나라도 해상풍력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개발방식, 주요기업 활용 방안 등 실무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