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TS·블랙핑크·손흥민·박보검
- CF 모델로 기용 참신함 앞세워
- 인지도 높아 해외 홍보 효과도
- 1030세대 ‘유스 마케팅’ 집중
- 뮤비 같은 유튜브 CF도 인기

금융권의 얼굴이 확 달라졌다. 고객을 향한 기업 이미지를 담당하는 모델의 이야기다. 기존 금융권 광고가 신뢰 있는 인상을 한 중년 배우 모델로 믿음과 진중함을 강조했다면, 최근 금융권은 아이돌과 젊은 스타로 참신함과 발랄함을 앞세운다. 잠재적 고객층인 10, 20대를 미리 확보하고 글로벌 인지도가 있는 모델로 해외 홍보 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광고 모델로 활동 중인 방탄소년단이 이 은행 전용앱인 리브(Liiv)를 홍보하고 있다. 유튜브 광고 캡쳐

대표적 예가 국민은행이 지난해 6월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출시한 ‘KB X BTS 적금’이다. 출시 6개월여 만인 종료 시점까지 모두 27만 좌, 2343억 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고객 요청에 두 차례나 판매를 연장했다. 뜨거운 인기에 국민은행은 BTS의 비싼 몸값에도 불구, 지난해 말 광고 모델 재계약을 체결해 올해까지 함께한다.

■유스(Youth) 마케팅 집중

현재 5대 시중은행은 모델이 모두 젊은 배우와 아이돌 그룹으로 재편성됐다. 국민은행이 선택한 BTS에 이어, 신한은행이 ‘워너원’으로 성공한 후 최근 배우 박보검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진실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지니면서도 청소년에게 인기가 있어서다. 지난 1일 박보검과 함께 만든 신규 광고 영상 ‘쏠쏠한 쏠루션, 신한 SOL’ 편을 공개했고, 금융 생활을 친근하게 소개하는 박보검의 모습을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워너원을 모델로 이들 멤버 얼굴을 담은 체크카드를 출시해 사전 예약만으로 5만 좌를 돌파한 바 있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손흥민 선수가 크게 활약하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 손흥민이 출연한 광고 ‘함께가 힘이다, 하나가 힘이다’는 한달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000만 뷰를 찍었다.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각각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와 배우 정해인을 모델로 선정했다. 아이돌그룹 EXID 멤버 하니는 범농협 통합멤버십 홍보 모델로 활동한다. 모두 국내 젊은 층은 물론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스타다.

은행권 관계자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얻는 동시에 해외 시장 개척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타들의 높은 몸값에도 당분간 금융권의 청춘 마케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사 역시 다르지 않다. 케이블 방송에서 주로 소개되는 보험상품은 신뢰감을 위해 중년 이상의 광고 모델을 기용했으나,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보험 다이렉트 시장에는 개그맨과 아이돌이 등장한다. 삼성화재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광고 모델로 개그우먼 박나래와 모델 배정남을 선정했고,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각각 소녀시대 멤버 윤아와 태연을 앞세웠다.

■젊은 세대 공략 ‘유튜브’

1030세대를 잡기 위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유튜브’다. 앞서 소개된 모델들의 광고는 대부분 스토리를 담은 영상으로 제작돼 유튜브에서 공개되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최소 조회 수 100만 회에서 1000만 회까지 가는 이들 영상은 젊은 층에서 파급력을 과시한다. TV나 신문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 유튜브에 익숙한 젊은 층을 잡기 위한 노력이다. 광고 소개에서 나아가 웹 드라마, 경제 해설, 콩트로 금융과 결합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한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유튜브 구독자 늘리기로 이어진다. 농협은행이 ‘NH튜브’ 구독자 27만여 명으로 유튜브에서 독보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홍보국 내에 유튜브 전담팀을 꾸려 체계적으로 채널을 관리하며 유튜브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국민은행이 5만여 명, KEB하나은행이 1만9000여 명 순이다. KEB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2만 명, 1만 명의 구독자 수 확보를 올해 목표로 정했다.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