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20주년을 맞은 한국거래소 미국달러선물 시장이 지속 성장을 보이며 아시아에서 거래 대금 1위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KRX)는 지난달 말 기준 달러선물 가격은 1192.50원으로 연초 1191.1원 대비 6.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달러선물 가격은 2년여 전인 2016년 2월 25일 1240.0원을 기록한 후 1100원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최근 1190원을 상회하며 상승세를 보인다. 상승세는 올 초부터 꾸준하다.

이와 같은 상승세는 글로벌 성장 둔화세에도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미중 무역 전쟁으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달러가 안전 통화로 인식되며 강세를 띠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중순 이후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고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달러선물 가격은 급등했다. 월별 일평균 거래량도 1월 이후 30만 계약을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나, 5월에 접어들며 50만 계약을 넘어서는 등 거래량이 급증하는 모양새다.

KRX 관계자는 “미국달러선물 시장은 상장한 후 거래량이 연평균 20% 증가하는 등 환위험 관리 수단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수출입기업의 환리스크 관리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므로 거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통화선물 거래도 계속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KRX 통화상품의 저변 확대를 통해 외환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는 한편 엔·유로·위안 선물 같은 통화상품의 시장 조성 기능 확대로 신규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미국달러선물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이후 주요 경제 변수에 대한 위험 관리 수단이자 국내 최초 통화 선물로 1999년 4월 상장했다. 엔 선물과 유로 선물은 2006년 5월, 위안 선물은 2015년 10월 상장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미국달러 선물 시장 누적 총거래량은 7억4712만9198계약이고, 상장 첫해 대비 일평균 거래량은 7323건에서 30만9137건으로 42배 증가했다. 2000년대 중·후반 해외펀드가 급증하며 거래가 늘었고, 2010년에 접어들며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라 또 한 번 거래량이 증가했다. 2009년 이후 새롭게 금융상품 선물에 참여한 증권사와 거래를 확대해 온 외국인이 최근 5년의 시장을 주도한다. 시장은 증권사 은행 등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이 거래의 89%를 차지한다.

KRX 달러 선물은 최근 5년간 평균 거래량 증가율 11.5%를 기록해 시장 개설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거래량 순위는 1위 인도, 2위 러시아에 이어 세계 8위를 차지했다. 거래 대금은 아시아에서 1위, 세계에서 9위를 차지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