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위축세를 겪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뺏겼던 경제단체 ‘맏형’ 역할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혁신성장 정책인 규제 샌드박스 도입 6개월을 맞아 이를 평가하는 ‘신산업 창출을 위한 규제개혁 방향 -규제 샌드박스 중심으로’ 보고서를 18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규제 샌드박스는 국회 수소충전소 설치를 시작으로 6개월간 59건이 처리돼 양적으로는 성과가 있었지만 실제 사업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는 낮았다”고 평가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기업이 혁신적 생산 활동에 뛰어들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일정기간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다. 신속확인, 임시허가, 실증특례의 운영구조로 구성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양대 곽노성 특임교수는 “부처 간 합의가 되지 않거나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면 관련 아이템이 실증특례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앱 기반 자발적 택시 동승 중개서비스’와 ‘대형택시와 6~10인승 렌터카를 이용한 공항·광역 합승 서비스’는 택시업계 반발 때문에 보류됐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해외송금 서비스를 하는 ‘모인’은 부처 간 이견으로 안건이 상정되지도 않았다. 또한 오토바이 배달통에 부착하는 광고와 버스의 디지털 광고는 같은 마케팅 행위인데도 오토바이 광고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버스 광고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심의하면서 한때 다른 심의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규제 샌드박스가 신산업 창출의 마중물이 되려면 정부통합포털을 구축해 신청 창구를 국무조정실로 일원화하고 규제 특례 심의기구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또한 호국보훈의달을 맞아 18일 오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측 참전장병(16명)과 그 가족을 초청해 경제계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번 행사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로버트 B.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루시 챙 주한미국대사관 정무공사가 참석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