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가운데 약 9곳이 올해 하반기 경기 진작이 어렵다고 보고 사업을 축소하거나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3~10일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중소기업 경영애로 및 하반기 경영전략 조사’를 실시했더니 86.4%의 응답 기업은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단순히 내실을 다지거나(60.2%), 사업 축소 등 생존 우선(26.2%) 전략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네오데이터월드가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메일과 팩스를 통해 각 업체로부터 설문했다.

투자 확대(5.6%), 신사업·신기술 도입(8.0%)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13.6%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10곳 가운데 9곳이 올해 하반기 투자 확대·신사업 진출 계획이 없다는 뜻은 중소기업이 향후 성장잠재력 악화를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보수적인 경영 전략에는 하반기 경기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의 51.2%는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경영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11.0%)보다 4.6배 더 높게 나타나 부정적 경기전망이 우세했다.

하반기 경기전망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매출, 영업이익, 자금조달을 비롯한 경영 활동 측면에서는 ‘악화’ 응답이 가장 높게 조사(각각 49.2%, 48.8%, 45.8%)돼 총체적인 경영악화를 나타낸 반면 인력채용, 설비투자, 기술개발을 비롯한 사업 확장 측면에서는 ‘보통’ 응답이 가장 높게 조사(각각 62.6%, 73.0%, 73.4%)됐다.

경영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사안에 대해 51.6%의 기업이 ‘최저임금 급등 영향으로 인한 위험을 느낀다’고 응답했고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위험도 38.4%의 응답률을 보였다.

하반기에 예상되는 주된 애로요인은 ‘내수부진(경기침체)’(68.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인건비 상승(50.7%), 매출 감소(41.5%), 업체 간 과당경쟁(30.3%) 순이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경영 부진이 지속되다 보니 많은 중소기업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경제심리를 회복하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경기부양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