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MI “침투 우려… 세척·소독을”
- 환경부·농식품부 담당도 혼선
- 日·호주처럼 관리 일원화해야

외래병해충 유입이 빈번해지고 있지만 이를 담당하는 부서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으로 달라 관리가 어려워 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염우려 물품에 대한 점검 실적과 기준 설정이 명확하지 않고 세척하지 않은 공(空) 컨테이너가 반출되면서 외래병해충이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는 현안연구 ‘외래병해충 유입 방지 위한 항만분야의 종합대책’을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8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외래병해충인 붉은불개미가 2017년 처음 출현한 이후 해마다 주요 항만에서 발견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4월 인천항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돼 전국 항만이 비상에 걸리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붉은불개미가 정착·확산된 결과 매년 6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고, 호주도 향후 30년간 경제적 손실이 8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향후 외래병해충이 국내에 정착·확산이 될 경우 막대한 경제·사회적 손실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미흡하다고 KMI는 주장했다. 특히 현행 법체계상 검역 대상에 문제점이 있다. 검역법에 따라 항만에서는 운송수단, 사람 및 화물이 검역 대상이고 외래병해충과 관련한 검역은 식물에 한정돼 있다. KMI는 또 검역과 관련해 항만 운영사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검역 주 업무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하고 있고 항만 운영사는 검역 장소의 허가를 받고 검역 대상 화물을 지정된 장소로 이동하는 제한적인 역할만 하고 있다. 항만 부문에서 외래병해충 침입을 예방하기 위해 컨테이너의 청결관리, 수입 화주의 철저한 관리, 항만 관계자의 홍보 및 적극적 신고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 외래병해충이 화물 내부가 아닌 항만 야드에서 발견되면 소독 및 폐기 비용을 부담할 주체가 불명확한 것도 문제다. 병해충 발생 장소에 따라 산림청과 환경부 등 담당기관이 달라 항만에서 발생하는 외래 병해충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부처 간의 협의를 통해 지정 범위를 재검토할 필요도 있다. KMI는 일본 호주 등 해외 항만의 외래병해충 대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일본은 농림수산성 동물검역소 및 식물검역소, 호주는 농업수자원부에서 외래병해충 관리를 일원화하고 있다. 또 공 컨테이너 세척 및 소독 의무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외래병해충 유입을 방지하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KMI는 지적했다.

이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