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현·센텀혁신지구 등 11개 지역
- 2021년까지 300억 원 예산 투입

- 스마트 해양물류·투어 플랫폼 구현
- 공공안전 영상 제보 서비스 공유 등
- 블록체인 바탕의 테스트 베드 구축

- BNK부산銀, 디지털바우처 발행·유통
- 핀테크 업체 유치·창업 붐 확산 기대
- 市 “글로벌 금융중심지 자리잡을 것”

부산이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규제 없이 신기술 개발과 새로운 사업 진출의 기회가 열리고 투자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동안 침체된 물류와 관광 같은 지역 강점 산업의 고도화도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블록체인이 부산에서 국내 관련 산업 육성에 필요한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측면에서 이번에 지정된 규제특구 중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부산시 유재수 경제부시장이 24일 부산이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물류 관광 공공안전 금융 분야 추진

시는 블록체인과 관련한 10개 사업을 정부에 건의해 총 4개 사업이 선정됐다. 물류 관광 공공안전 금융 분야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은 7곳이다. 시는 문현·센텀혁신지구 등 지역 내 11개 지역(총면적 110.64㎢)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2021년까지 3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선 물류 분야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해양물류 플랫폼 서비스가 추진된다. 생산지의 농축산물을 소비자까지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원산지 위·변조를 방지하고, 신속하게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물류 비용이 절감된다. 관광 분야에서는 스마트 투어 플랫폼 서비스가 구현된다. 이용객이 앱을 이용해 입장권 숙박 렌트카 등 관광 패키지 티켓을 구매하면 이 정보는 관광객·가맹점과 공유되는 기술이다. 공공안전 분야에는 공공안전 영상 제보 서비스 개발을 위한 테스트 베드가 만들어진다. CCTV와 시민 제보를 기반으로 한 앱으로 수집한 위치 정보를 경찰과 소방당국이 공유하는 기술이다. BNK부산은행은 물류 관광 공공안전 등 지역강점산업과 금융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역화폐(디지털 바우처)를 발행·유통한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오프체인(Off-chain·민감한 개인정보는 별도 서버에 저장하고 개인정보가 아닌 위치값을 축약한 암호키로 만들어 블록체인 위에 두는 것) 방식의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 파기를 개인정보보호법상 파기로 인정하는 등 총 11개 규제에 대해 특례를 인정했다. 반면 정부가 일관되게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온 암호화폐와 관련된 사업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금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에서다.

■거점산업 고도화·벤처 붐 기대

향후 먹거리로 손꼽히는 블록체인 기술은 그동안 여러 규제에 가로막혀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선정된 사업을 토대로 민간 사업자는 자유롭게 시에 사업 제안서를 내고, 시는 이 내용을 검토해 블록체인과 관련된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여 기업에는 규제 특례가 적용되고 예산 지원과 함께 세제 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정부는 참여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에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하고 시제품 고도화와 특허 획득, 판로 개척도 지원한다. 특히 특구 참여 기업 투자설명회를 열어 벤처캐피털과 연결하고 스케일업, 특별 보증을 별도로 추진한다.

이에 따라 시는 수도권에 집중된 핀테크 등 블록체인 관련 기업을 부산에 대거 유치해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특구 지정을 가장 반기고 나선 분야는 핀테크(FinTech) 업계다. 서울 소재 종사자 70명 규모의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 부산 이전을 검토 중이며 이외에도 많은 핀테크업체들의 이전 문의가 쏟아진다. 부산은행도 암호화폐 결제 솔루션을 보유한 업체를 선정해 내달께 자체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디지털 바우처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까지 지역 밀착 생활금융 플랫폼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2022년께는 공유경제와 P2P·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 서비스를 창출한다.

이번 특구 지정으로 부산은 지역화폐 운용 외 본인 인증, 해외 송금, 보험금 청구, 전자문서 관리 같은 핀테크와 관련한 창업 붐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 유재수 경제부시장은 “이번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금융 분야에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부산은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의 선구자이자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블록체인

분산된 원장(Distributed Ledger)을 말한다. 참여자 사이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블록화해 참여자의 모든 기기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블록은 특정 시간 단위에서 발생한 거래 정보를 모아 기록하거나 저장해 놓은 장부를 뜻한다. 다수결 원리로 증명 알고리즘에 기반해 특정 거래에 다수가 인정하면 블록을 형성하고 다수가 불인정하면 폐기된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위·변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민희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