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창출도 소비재산업 맞먹어
- 기술지원R&D센터 설립 등 제안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지역 제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 고부가가치 ‘재제조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일 ‘고부가 신제조업, 재제조 산업이 부산의 미래를 견인한다’는 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재제조업의 부가가치 및 고용 창출효과 등을 볼 때 지역 제조업과 연계해 재제조 산업을 하루빨리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제조 산업은 사용 수명이 다된 기존 제품을 분해·세척·검사·보수·조정·재조립해 새 상품과 같거나 더 나은 성능을 갖춘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환경 변화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미래 부품산업으로 주목받는다.

용역 결과를 보면 재제조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금속 3D 프린팅 등 최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고용 창출 효과가 소비재 산업에 맞먹을 뿐 아니라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에너지 재료 등 자원 절감 효과도 뛰어나다. 선진국의 재제조 산업은 2015년 기준 미국이 연간 51조 원, 유럽 40조 원, 일본 1조7000억 원 규모를 갖췄다.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 85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60%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부산에 당장 도입할 수 있는 재제조 산업 모델로 부산신항과 연계한 중대형 선박 부품 재제조 산업을 꼽았다. 중대형 선박 부품 재제조 산업은 수요가 안정적이고 경기 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산업 모델로 평가받는다. 또 수리조선업 등 다양한 전후방 산업과 연결돼 동반 성장이 가능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접목해 육성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재제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첨단 재제조 기술 지원 허브 R&D 센터’ 설립을 비롯해 정부 차원에서 재제조 산업 인증 체계 구축, 원제품 제작 업체와 재제조 업체 간 상생 협력 체계 완성, 정책적 지원 및 공공재 의무 사용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선박 재제조 산업 육성과 함께 항공 산업과도 인접성이 높은 지리적 특성을 살려 항공 부품 및 MRO(유지·보수·운영)산업 발전도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부산상의 이갑준 상근부회장은 “부산은 동북아 물류 중심지이며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같은 재제조 산업에 적합한 업종을 주력산업으로 보유한다”며 “체계적인 재제조 산업 육성 정책을 수립하도록 부산시와 중앙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