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 36개월치 급여지원 제시
- 7년 만에 최대 규모 구조조정

- 노조 “공고 당장 철회 않으면
- 모든 수단 동원 대응” 강력 반발

르노삼성자동차가 결국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했다. 노조가 강력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지난 6월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에 이어 노사상생협약을 맺은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르노삼성차의 노사 관계는 다시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자동차는 5일 ‘뉴스타트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27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차는 부산공장 제조본부 소속 생산·정비 고직급인 기장급(MP)을 포함해 한단계 아래인 책임급(P3), 선임급(P2)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공고문을 보면 사측은 오는 10월 31일과 12월 31일 등 퇴직일 기준으로 두 가지 지원금을 제시했다. 우선 10월 31일 기준으로 임금 피크 대상자를 제외하고 기준 급여(개인별 월 급여) 36개월치를 지급한다. 임금피크자에게는 연차에 따라 기준 급여 24~33개월치까지 차등 지급한다. 12월 31일 기준으로는 유급 휴가 2개월과 기준 급여 34개월치를 나눠 지급한다. 임금피크자는 연차에 따라 유급휴가 2개월에 기준 급여 22~31개월치를 차등 지급한다. 여기에 대학 재학 중이거나 진학 전인 자녀가 있으면 신청자에게 1인당 500만 원을 지급한다.

사측은 지난달 말 부산공장의 생산량 축소를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노조에 전달했다. 이날 희망퇴직 발표는 이 같은 구조조정의 첫걸음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시간당 생산량을 60대에서 45대로 줄이기로 했다. 구조조정 대상은 현재 부산공장 생산직(1800여 명)의 20% 수준인 4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구조조정했을 때는 그해 90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노조 측은 크게 반발했다. 노조는 이날 “사측은 내년도 물량이 12만 대여서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2013년 생산량(12만9000대)과 별 차이가 없다. 그냥 직원을 해고해 돈을 벌겠다는 꼼수로 보인다”며 “공고한 희망퇴직을 당장 철회하지 않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순수하게 퇴직을 원하는 직원을 위한 것이다. 일단 신청을 받은 뒤 결과를 보고 향후 절차나 방안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노사는 지난 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단협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측의 생산량 축소 및 구조조정안을 두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다음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사측의 희망퇴직 공식화로 향후 임단협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르노그룹 본사도 부산공장의 비용 효율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해 향후 구조조정에 힘을 실었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올 연말 SM6를 제외한 SM3,5,7 등 SM시리즈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내년 내놓을 신차 ‘XM3 인스파이어’의 생산을 앞두고 주문량이 적은 노후 모델은 없애고 인기 차종에 집중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