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국세청)

국세청은 19일 탈세 혐의가 있는 고액 자산가·부동산 재벌과 미성년·연소자 갑부 등 총 219명을 대상으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묘하고 악의적인 수법을 동원해 세금 부담없이 자신과 일가의 부를 증대·이전시킨 혐의를 받는다. 조사 대상 고액 자산가·부동산 재벌은 72명, 미성년·연소자(30세 이하) 갑부는 총 147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일본 수출 규제 등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도 대부분의 기업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 사주 및 고액 자산가는 교묘한 수법으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면서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성년·연소자 부자 147명에 대해서는 “갖고 있는 재산과 비교해 수익원이 확실하지 않다”며 “정상 거래로 위장한 일부 기업 사주의 은밀한 이익 빼돌리기는 미성년 자녀의 자산 취득 등 비생산적인 분야로 유입돼 경제 활성화까지 저해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액 자산가·부동산 재벌 72명의 혐의를 유형별로 보면 기업자금 유출이 32명으로 가장 많았다. 변칙 상속·증여(26명)와 부당 내부거래(14명)가 뒤를 이었다. 미성년·연소자 부자 147명은 부동산(80명) 예금(50명) 주식(17명) 순이었다.

이들 219명이 보유한 재산은 총 9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419억 원 규모다. 1000억 원 이상 보유자도 32명에 달했다. 미성년·연소자 부자는 1인당 평균 111억 원을 보유했다.

국세청은 이날 219명의 탈세 수법 일부를 공개했다. 한 기업 사주는 친인척과 임직원 명의의 차명주식을 장내 양도와 유상감자를 통해 현금화한 뒤 자녀에게 편법으로 증여했다. 상장 예정인 차명주식을 매매로 가장해 연소자인 자녀들에게 우회 증여함으로써 상장에 따른 주식가치 증가 이익을 변칙 증여한 사례도 있었다.

한 부동산 임대업자는 역세권에 위치한 빌딩을 유아인 손자에게 양도하면서 계약금만 수취한 다음, 상가임대 보증금을 승계하는 것 외 별도의 잔금 지급 없이 소유권을 이전함으로써 손자에게 부동산을 편법 증여하고 증여세 신고를 누락했다.

국세청은 “투자·고용에 사용돼야 할 자금이 사주 일가의 개인적 치부에 유용되는 일이 없도록 고액 자산가 등의 사익 편취행위 유형을 지속 발굴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