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기획재정부)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개도국) 특혜에 대한 한국의 유지 여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개도국 지위 포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다른 WTO 개도국들이 우리나라의 개도국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말 자국 무역대표부(USTR)에 “비교적 발전된 국가가 WTO에서 개도국 지위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자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는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주요 20개국(G20) 가입국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한국도 개도국 지위로 혜택을 받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 부총리는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한국의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와 관련해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신중함을 유지하면서 3가지 원칙 하에 대응해 나가겠다”고도 말했다. 3대 원칙은 ▷국익 우선 ▷우리 경제의 위상 등 모든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 ▷농업계 등 이해 당사자 간 충분한 소통이다. 특히 그는 “(한국의 개도국 지위 유지 여부를) 다음 달 회의에서 결정하려고 목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WTO에서 논의되는 개도국 특혜 이슈는 해당 국가들이 기존 협상을 통해 받은 특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받을 수 있을지에 관한 사안”이라며 “현재 논의 중인 WTO 농업 협상이 없고, 예정된 협상도 없는 만큼 한국은 농산물 관세율, 보조금 등 기존 혜택에 당장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쌀 관세화 협의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5개국과 협의를 진행해 현재 합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며, 기존 513% 쌀 관세율도 유지되는 만큼 농업에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