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경제는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지만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정부 진단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갈등, 최근 사우디 원유 시설 피격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불확실성이 확대된다”고 판단했다. 기재부가 매월 발표하는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은 지난 4월 이후 이달까지 6개월째다.

구체적으로 기재부는 “지난 7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는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증가했지만 소비 및 건설투자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2.6% 늘었다. 이 증가율은 지난 6월(0.1%)보다 확대된 것이다. 설비 투자는 2.1% 늘었다. 다만 소매 판매는 0.9%, 건설 투자는 2.3% 감소했다.

지난달 국내 전체 수출액은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1년 전보다 13.6% 줄었다. 소비자 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로 지난해 8월과 비교해 보합세를 기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 물가가 낮은 부분은 농·축·수산물, 석유류 등 공급 측면과 유류세 인하·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무상급식 등 정책적인 측면이 나타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1% 초중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기재부는 지난 17일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 “물량 부족 우려 등으로 불안 심리가 확대되면서 돼지고기 수요가 급증해 도매가가 급등했지만, 소매가는 영향이 미미한 상황”이라며 “가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