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농림축산식품부)

제17호 태풍 ‘타파’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여부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ASF 추가 발병을 막고자 미리 뿌린 소독약과 생석회(이산화황 제거에 사용되는 산화칼슘) 등이 강풍과 집중 호우에 씻겨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2일 ‘ASF 대응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완전히 지나가면 원점에서 다시 대대적인 소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돈 농가와 지자체 등은 비가 그치는 즉시 곧바로 소독 작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ASF는 공기 중 전파가 되지 않고 야생 멧돼지 등에 접촉해야 전염된다. 강풍으로 울타리나 창문 등이 훼손되면 그만큼 전염 위험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돼지 축사 내부를 소독하고 축사 주변에 생석회를 뿌려놨지만 비가 많이 오면 쓸려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폭우로 매몰지의 돼지 사체가 빠르게 부패하거나 침출 수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장관은 “모든 농업 관련 기관은 태풍 피해에 즉시 대처할 수 있도록 비상 근무에 임해달라”며 “태풍 이후에는 피해 상황을 조속히 파악해 응급복구 지원을 빠르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지난 17일 경기 파주시에서 국내 첫 ASF가 발생한 후 지난 21일 밤 11시 기준으로 파주와 연천군 일대 7개 농장에서 살처분 또는 매몰된 돼지 수는 총 1만3643마리인 것으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남은 연천지역 1개 농가에 대한 매몰 작업 역시 22일 완료할 예정이다. 파주와 연천을 비롯한 ‘중점 관리 지역’ 6개 시군에는 소독 차량 66대가 동원돼 소독 작업이 이어졌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