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간 은행권의 정보 보호 예산 집행률이 7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보 보호 예산 집행률 최저은행은 부산은행으로 집행률이 26.9%에 불과했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부산 남구갑)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 ‘국내 금융회사 정보보호 예산 및 결산 현황’을 보면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은행권의 정보 보호 예산 집행률은 74.7%, 카드사 76.1%, 생명보험사 78%, 손해보험사 82.5%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 보호 예산만 책정하고, 실제 투자는 계획대로 집행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금융감독원 ‘전자금융감독규정’은 국내 금융회사의 전자금융거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보기술부문 예산의 7% 이상을 정보 보호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금융회사의 정보 보호 예산 집행 실적은 더욱 저조하게 나타났다. 지난 8월까지 은행권 19곳의 예산집행률은 41.8%에 불과했다. 카드사(8곳)는 44.8%, 생명보험사(24곳)는 45.8%, 손해보험사(19곳)는 49.1%로 4개월이 남아있는 것을 감안해도 예산의 절반 이상을 집행한 금융권은 없었다. 이 가운데 집행률이 가장 낮은 은행은 부산은행으로 26.9%에 불과했다. 다음으로 국민은행 27.5%, 제주은행 29.4%, 농협은행 33.5%, 수협은행 35.3%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 동안 집행률이 가장 저조한 은행은 케이뱅크은행이 53.0%로 가장 낮았다. 이어 농협은행 55.9%, 부산은행 56.6%, 대구은행 67.1%, 경남은행 69.5%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예산 집행률이 가장 저조한 카드사는 KB국민카드(59.2%)였다. 이어 신한카드(61.1%), 롯데카드(66.9%), 비씨카드(81.1%), 우리카드(81.3%)가 뒤를 이었다. 생명보험사는 DGB생명보험이 45.8%로 가장 낮았다. 이어 농협생명보험(54.8%), 교보생명보험(56.1%), 흥국생명보험(61.7%), 에이아이에이생명보험(62.6%) 순이다.

　손해보험사는 더케이손해보험이 49.6%로 가장 낮았고 농협손해보험(56.9%), 엠지손해보험(58.6%), 흥국화재해상보험(61.9%), 코리안리재보험(62.4%)가 뒤를 이었다.

　김정훈 의원은 “금융회사가 정보 보호에 대한 투자를 규정에 근거하여 계획대로 투자하지 않을 경우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 등 전자금융서비스 품질이 저하되고, 사이버 침해와 전산장애 등 전자금융사고에 대한 대응 능력이 약화돼 금융소비자 불편 및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정보 보호 예산 편성 비율과 정보 보호 예산 집행 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개정해 예산의 책정 뿐 아니라 집행도 의무화하는 제도적 지원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효율성 제고방안 마련을 주문했다.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