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통장의 최초 가입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약통장 가입 시기가 빨라지면서 20대 가입자가 30~40대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분양가 상한제 민간 확대가 예고되며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5일 주택청약 시장 트렌드와 청약통장 가입자 추이와 특성을 분석한 ‘국내 주택청약통장 시장 동향 및 가입자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2명 중 1명은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APT2you) 청약통장 가입 현황 데이터와 KEB하나은행 청약통장 가입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국내 인구의 48.2%(통계청 지난해 말 인구 기준)가 청약 통장을 갖고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연령대별 가입자를 보면 지난해까지는 30대 가입자가 가장 많았으나 올해부터는 20대 가입자 수가 30대를 앞지른다. 청약통장을 보유한 20대 가입자는 전체 20대 인구의 67.2%로, 30대 가입자 비율인 62.5%를 넘어섰다. 그동안 줄곧 30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20대가 이를 앞지른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10세 미만 영유아 가입자가 10대 가입자보다 많아진 것도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기준 영유아 가입자수는 181만3000명으로 10대 가입자 수인 178만 7000명보다 많았다. 이 같은 현상도 올해부터 나타나고 있다. 국내 10세 미만 영유아 가입자수는 같은 세대 전체 인구의 42.5%에 달하며, 이들의 신규 월평균 가입금액은 약 17만 원이다. 젊은 부모들이 자녀의 청약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지역별 청약 경쟁률은 대전, 광주, 세종, 대구 지역이 최근 3년간 서울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지역은 지난 2년간 주택매매 변동률 역시 양의 방향으로 크게 변동한 특징을 보였다.

　지난해 기준 대전이 78.7대1, 대구 44.0대1, 광주 39.1대1, 서울 28.6대1로 치열했으며 매매변동률은 서울(10.44%▲), 광주(5.74%▲), 대구(2.76%▲), 대전(2.43%▲) 순으로 나타나며 이들 지역 주택매매가가 크게 상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매매변동률이 양방향(+)으로 높을 수록 청약 경쟁률도 높아 청약 지역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매매변동률이 0.8%(14년)에서 4.34%(15년)로 5.4배 증가하며 청약 경쟁률도 4.8대1에서 13.5대1로 약3배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청약통장 가입자 평균 증가율이 가장 큰 지역은 세종시로 지난 5월 1.9%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전남이 뒤를 이으며 7월(1.46%▲), 8월(1.10%▲) 청약통장 가입자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남의 증가세는 전남 지역의 매매변동률이 지난해 2.0%에서 올해 2.4%로 상승하며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약통장을 중도해지 하는 고객은 가입 후 평균 2.2년 후 가계자금 마련을 위해 약 1700만 원 상당 잔액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약에 당첨된 고객은 평균 5.3년간 거래를 유지했고 평균 잔액이 약 2195만 원으로 나왔다.

　이와 함께 청약통장 신규 개설시 최초 예치하는 월 평균 금액은 최근 3년 사이 50% 이상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통장을 보유한 고객 대상 분석 결과 2016년도에는 월 평균 46만9000원을 납입하며 높은 금액을 거래하였지만 올해 신규 가입자는 월 평균 14만3000원을 예치하는 모습을 보여 청약통장에 납입액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또 올해 청약통장을 중도 해지하는 고객의 신규 월 거래 금액은 32만3000원으로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평균 금액 14만3000원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청약통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통장에 납입하는 월 평균 금액을 안정적으로 낮춰가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사회 초년생인 20대는 주택청약통장부터 가입하여 청약가점 항목 중 하나인 가입기간에서 고득점을 확보하고, 적절한 월 납입 계획을 통한 꾸준한 청약통장 유지가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