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링(살코기 사이에 퍼져 있는 지방) 위주로 매겨졌던 국내 쇠고기 등급 체제가 바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쇠고기 유통과 판매 때 가격 및 품질 책정의 지표가 되는 등급 기준을 다음 달 1일부터 개편한다고 25일 밝혔다. 쇠고기 등급 제도는 1993년 축산물 수입 자유화에 대응해 한우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채택된 뒤 2004년 부분적으로 수정된 바 있다.

개편안은 마블링으로 예비 등급을 결정한 뒤 육색과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등에서 결격 항목이 있을 때 급수를 낮추는 현행 방법 대신 마블링 외에 다른 항목들도 개별 평가하고 그 중 최하위 급수를 해당 고기의 최종 등급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1++ 쇠고기의 근내 지방도 비율은 기존 17% 이상에서 15~16% 이상으로, 1+ 쇠고기는 13∼17%에서 12.3∼15.6%로 낮아진다.

이번 등급제 개편은 쇠고기가 시중에서 마블링 중심으로 유통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쇠고기의 마블링 함유량이 고기의 육질을 좌우한다는 주장은 확실히 검증된 바가 없다. 그러나 소비자 사이에서는 마블링이 많은 쇠고기가 품질이 우수하다는 판단 아래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또 축산농가는 마블량 함유량을 높이려 소의 사육기간을 늘리는 바람에 생산비 부담 증가라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나라의 평균 소 사육기간은 31.2개월로 미국(22개월), 일본(29개월)에 비해 더 길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