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등대의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보존 필요성과 지속 가능한 활용법을 알려주는 전시가 마련된다.

국립해양박물관이 다음 달 2일부터 ‘등대-천년의 불빛, 빛의 지문’에서 선보일 작품들. 　 프랑스 일러스트 작가 라민의 세인트 마티유 등대. 해양박물관 제공

국립해양박물관은 기획전시인 ‘등대-천년의 불빛, 빛의 지문(이하 등대전)’을 다음 달 2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등대와 관련한 세계 유일 기구인 국제항로표지협회(IALA)가 공식 후원하며, 한국항로표지기술원(국립등대박물관)이 함께한다.

프네넬렌즈 6등급 등명기 렌즈(가덕도 등대)

전시는 총 3부로 이뤄진다. 1부는 항로표지 기능에 초점을 맞춰 등대와 같이 뱃사람들의 항해에 도움을 주는 지구의 천구의 녹터널 망원경 나침반 같은 항해 도구와 함께 과거 등대 역할을 했던 연안의 횃불과 관련된 문헌 자료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고대 이집트의 파로스 등대와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중세 프랑스의 코르두앙 등대,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진 팔미도 등대 등 국내외 과학 산업 기술과 함께 진화해온 등대 발전사를 다양한 자료와 함께 소개한다.

프레넬렌즈 5등급 등명기 렌즈(간절곶 등대)

3부에서는 오랜 세월 시인과 작가, 화가에게 훌륭한 영감을 부여해왔던 등대의 예술성에 대해 전시한다. 아름다운 등대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클로드 모네, 조르주 쇠라, 피트 몬드리안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이 소개된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라민의 작품도 원화로 전시된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등대 예술 작품을 재해석해 대형 스크린에 구현한 미디어아트다. 주강현 해양박물관장도 이십여 년간 등대를 연구하며 직접 수집한 등대 관련 콜렉션과 세계 등대 사진을 무상으로 제공해 예술 및 문화유산으로서 부각되고 있는 등대의 현주소도 살펴볼 수 있다.

아세틸렌가스등

주 관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해양문화공간인 등대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여가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목적으로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며 “등대의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박물관은 2014년 부산항대교 건설로 철거된 부산항 남방파제 등대의 등롱을 ‘등대 시계탑’으로 만들어 박물관 전면에 설치했으며 개막식에 점등식을 진행한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