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트롤협회 소속 어선들이 정부의 과잉 단속을 성토하는 시위를 벌였다.

10일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대형트롤업계 어업인 400여 명이 최근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정부의 과잉단속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10일 오전 부산 서구 부산공동어시장. 대형트롤협회 소속 부산 어선 36척의 선장들과 어업인 등 400여 명이 ‘범죄자 양성하는 수산업법 개정하라’ 등의 내용이 담긴 깃발을 들고 정부의 과잉 단속을 성토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전날인 9일부터 조업을 포기한 채 이날 시위를 준비했다. 해양수산부에서 대형선망수협 기선저인망수협 등과 어선 감척 설명회를 위해 찾는다는 정보를 입수해 해수부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경혜2호 이상민 선장은 “수십 년 동안 겨울철에는 동경 128도를 넘어가도 관행적으로 이해해 줬는데 12월 말부터 갑자기 강력하게 단속하면서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한다”며 “중국 어선들이 불법조업으로 싹쓸이 하는 것은 방치한 채로 우리 어선만 죽게 만든다”며 날선 비판을 했다. 이어 그는 “밀수한 것도 아닌데 배가 입출항 할 때 배마다 배에 올라타 신발을 신은 채로 숙소는 물론 여기저기 들쑤시고 조타기 버튼을 마음대로 누르는 등 출항을 못하게 하는 이상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따져 물었다. 그동안 중국 어선의 떼조업으로 인한 피해를 수차례 정부 측에 전달했으나 이를 묵인한 채 모든 원인을 트롤 업계에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구혜성호 김용길 항해사도 “우리나라 영해인데도 대형트롤 금지구역선이 중국의 유망어선(영해 5해리)보다 더 바깥에서 조업해야 한다”며 “이런 상태에서 국내 어선을 잠재적인 범죄집단으로 보듯 검문검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공동어시장 별관에서 시위를 하다 위판장으로 옮겨 시위를 이어갔다. 이어 버스 10대를 대절해 기장군에 위치한 동행어업관리단을 항의방문했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관계자는 “대형트롤 업계 어업민들이 평생을 바다에서 목숨을 걸고 조업해 왔지만 최근처럼 벼랑에 내몰린 적은 없었다”며 “최소한의 조업구역과 어업인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방안을 정부에서 하루빨리 마련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