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분기엔 1.2% 늘면서 ‘선방’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이 전년에 비해 2.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이후 최저치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를 보면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이는 2009년 0.8% 증가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세이며 잠재성장률(한은 추산 2.5~2.6%)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당초 올해 성장률은 2.0%도 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4분기 성장률이 건설 투자 증가, 정부 재정 집행 등으로 전기대비 1.2% 성장하고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나면서 연 2.0% 성장을 가까스로 지켰다.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한 적은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2009년(0.8%) 등 3차례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특히 민간경제가 부진했다. 설비투자는 전년에 비해 8.1%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3.3% 줄었다. 수출은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1.9% 성장해 2013년(1.7%)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까지 겹치며 경제 전반의 지속적인 침체로 이어졌다. 연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 상승은 정부 지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정부 소비는 2009년 이후 최대치인 6.5% 증가했고, 성장률의 정부 부문 기여도는 1.0%를 차지했다. 여기에 민간 소비가 전기대비 0.7%, 건설 투자 6.3%, 설비 투자가 1.5% 각각 증가하며 수출 둔화를 만회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민간 소비, 건설 투자, 설비 투자가 나아졌다는 점에서 경기 개선 조짐이 일부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