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 통계청

지난해 4분기 가구별 소득 격차가 2년 만에 완화됐다. 고소득층의 소득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머문 반면 저소득층 소득은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은 자영업 부진 등의 여파로 5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가계동향 조사(소득 부문) 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은 5.26배로 2018년 4분기(5.47배)보다 0.21배포인트(p) 하락했다.

역대 4분기 기준으로 5분위 배율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17년 이후 2년 만이다. 이 배율은 상·하위 가구의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클수록 계층 간 소득 분배가 불균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소득층 소득 증가가 불균등 완화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계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132만3700원으로 2018년 4분기보다 6.9% 늘었다. 이 증가율은 2017년 4분기(10.2%) 이후 가장 큰 것이다.

특히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6.5% 늘며 8분기 만에 증가세를 기록했다. 2018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는 계속 감소세였다. 이는 정부의 재정 일자리 사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계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945만8900원으로 2018년 4분기보다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전국 가구의 사업소득은 월평균 89만1600원으로 1년 전보다 2.2% 줄었다.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세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 규모는 1년 전보다 9.8% 늘어난 104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100만 원을 넘어선 것도 4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비소비지출은 소비 활동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가계 지출을 의미한다. 세금·국민연금·건강보험료·대출이자·경조사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