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진정돼도 회복 더딜 것”

“한창 행사가 많을 연초에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몇 달째 ‘0’입니다.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언제 회복되겠습니까. (부산인쇄정보산업조합 조대제 이사장)” “관급 기자재를 납품하려면 관공서를 찾아가 면담해야 하는데 아예 출입을 못 하게 합니다. 조기 발주라도 해줘야 되지 않습니까.(울산경남기계조합 박성근 이사장)”

19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부산 강서구 부산기계공업협동조합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업종별 조합 이사장 30여 명은 정부의 신속한 금융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현장의 절박한 호소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반여농산물도매시장상가동조합 김중신 이사장은 “64개 업체 중 하루 10만 원어치도 못 파는 곳이 부지기수다. 특히 부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과 맞닿아 있어 방역한 뒤 다시 문을 열어도 사람이 찾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기업 대부분은 ‘즉각적이고도 파격적인’ 유동성 공급을 주문했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정부가 제때 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다수 기업은 정책자금 등 대출을 받아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자금 압박이 큰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급증하면서 정부는 다양한 자금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부산풍력발전부품조합 허현도 이사장은 “대출금리가 바로 낮아지는 게 아니라 대부분 만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가적 비상사태인 만큼 인하된 금리를 바로 적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기계조합 정용환 이사장도 “민간이나 공공 공사가 중단되다 보니 물품을 만들어놓고 창고에 쌓아둬야 하는 상황이다. 제작 완료한 물품에 대해서라도 정부의 대금 지급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대통령과 함께하는 비상대책 회의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