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O2O(Offline↔Online)’ 기반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연구가 추진된다. 하역·운송 같은 전통적인 공업항 개념을 탈피해 상품 주문과 포장 등의 대고객 서비스도 함께 벌이는 ‘전자상거래형 상업항’으로 프레임을 바꾸기 위한 전략을 찾는다.

부산상공회의소는 ‘국경 넘는 전자상거래 시대, 부산항은 변해야 한다’는 주제의 전문가 용역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후 부산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되는 이 용역은 한국해양대 김율성(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가 다음 달 중순까지 수행한다.

항만 물류는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상품을 운송할 수 있지만 국가 간 물류기간이 1~2달이 걸려 속도가 너무 느린 게 약점이다. 이에 김 교수는 복합물류센터형 항만(Warehouse Port)으로 시스템을 개선할 것을 대안으로 제안한다. 핵심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수요 예측’이다.

예를 들어 ‘매년 4월 한국에서 마스크가 대거 팔린다’→‘항만물류센터에 마스크 물량을 미리 확보한다’→‘오픈마켓 등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포장·배송한다’는 식이다. 생산자와 중개인, 소비자, 운송업체, 금융기관 등 항만 물류와 관계 있는 이들이 O2O 기반 플랫폼 참여로 물류시간을 줄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세계 각지의 농·수산물도 신선한 상태로 가정에 배송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아직 세계 항만에서 이런 시스템을 갖춘 곳을 찾기 어렵다. 물동량 확대를 위해 IoT(사물인터넷)와 빅데이터, AI(인공지능)을 접목하는 기술을 구체화 시키면 부산항이 전 세계 물류혁명을 주도할 수 있다”며 “부산항 제2신항 개발에 이 기술이 적용될 수 있게 관련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