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에서 뽑아낸 알긴산을 통해 개발한 수술용 근적외선 형광 표지자를 돼지에 실험하고 있는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미역에서 뽑아낸 성분을 활용해 암 조직의 위치를 정확하게 표시하는 연구가 상용화를 눈앞에 두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국립암센터가 미역에 들어 있는 알긴산을 주축으로 한 수술용 근적외선 형광 표지자를 개발해 동물 대상 효능 실험을 마쳤다고 6일 밝혔다. 미역과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 들어 있는 알긴산은 생체 적합성이 우수하고 독성이 없어 의료용 소재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수술용 근적외선 형광 표지자란 수술 전 내시경 검사를 통해 절제할 종양의 위치를 표시하는 데 쓰이는 장치다. 복강경 수술의 경우 그동안에는 형광염료를 사용해 종양의 위치를 표시했다. 그러나 이 소재는 번짐 현상이 있는 데다 신호가 24시간만 지속돼 정확한 병변 확인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국립암센터의 동물 실험에서 알긴산을 활용한 형광 표지자는 번짐이 없고 주입 후 72시간 이후에도 병변의 위치를 나타내는 형광신호가 검출되는 것이 확인됐다.

해수부는 새로 개발된 형광 표지자가 상용화되면 수술 정밀성을 높이고 집도 시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수부와 국립암센터는 5년 이내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시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의학영상 분야 권위지(Quantitative Imaging in Medicine and Surgery) 3월 호의 온라인판 표지 논문으로 발간됐다.

김인경 해수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 소재 및 관련 기술 개발을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