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C 등 줄여 추경 재원 마련
- 사업 차질·국방력 저하 우려

정부가 7조6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긴급재난지원금(이하 재난지원금)의 재원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코로나19 관련 현금성 지원을 최대 얼마나 받게 될지, 어떤 가구가 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20년도 2차 추경안’은 11조7000억 원 규모의 1차 추경안이 지난달 18일 국회를 통과한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편성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섯 번째 추경이다. 특히 당해 회계연도에 추경이 두 차례 편성된 것은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

재난지원금 최대 지급액은 100만 원(소득 하위 70%에 속하는 4인 이상 가구)이다. 여기에 정부가 2차 추경 이전에 마련한 각종 지원 혜택(일자리 쿠폰 등)을 중복 수령하면 최대 384만 원에 육박하는 현금성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는 ▷재난지원금 100만 원 ▷저소득층 소비쿠폰 140만 원 ▷노인일자리 쿠폰 23만6000원 ▷특별돌봄 쿠폰 40만 원(1인당)을 모두 합한 것이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23만6000원)과 만 7세 미만 아동 3명(40만 원×3)으로 이뤄진 기초생활수급(140만 원) 대상 4인 가구(100만 원)라면 총 383만6000원을 받는 셈이다.

반면 소득 하위 70%에 속하더라도 가구 구성원의 재산세 과표 금액 합계가 9억 원을 넘으면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공시가 기준 15억 원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금융소득이 2000만 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도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2차 추경안을 논의하게 될 정치권에서 ‘재난지원금 일괄 지급’ 요구가 나오는 데다 실물경제도 급속히 악화하고 있어 수급 대상 가구가 늘어나거나 해당 요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3차 추경 편성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경제동향 4월호’에서 “고용 시장 등 경기 위축이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2차 추경 전액을 ▷국방과 사회간접자본(SOC) 등 세출사업 삭감(3조6000억 원) ▷공공자금관리기금 지출 축소(2조8000억 원) ▷기금재원 활용(1조2000억 원)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SOC 사업이 차질을 빚거나 국방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정부가 이날 제시한 예산 삭감 사업 중에는 울산신항 공사(-201억 원)와 각종 철도 건설 사업(총 -5603억 원)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다수 포함됐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