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는 11년 만에 최대 감소
- 마이너스 탈출 당분간 쉽지않아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주력 산업인 선박과 자동차(부품) 수출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에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주요 교역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이달 수출 실적도 ‘마이너스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0년 4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선박 수출액은 10억6800만 달러로 지난해 4월(27억3300만 달러)보다 60.9%나 급감했다. 이 감소율은 20대 주요 수출 품목 중 가장 큰 것이다. 같은 기간 20대 품목의 수출액 합계는 26.9%(415억4000만 달러→303억7000만 달러)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선주사의 업무가 중단된 데다 선원 고용에도 차질이 생겨 선박 인도가 연기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석유제품 수출액도 지난해 4월보다 56.8% 급감했다. 자동차·가전 등 전방 산업 부진과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제품 단가 하락 때문이다. 이어 ▷자동차 부품(-49.6%) ▷디스플레이(-39.1%) ▷자동차(-36.3%) ▷섬유(-35.3%) ▷석유화학(-33.6%) 등의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이 가운데 자동차 수출액 감소율은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됐던 2009년 6월(-38.1%) 이후 10년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요국에 봉쇄령이 내려지고 상당수 영업점이 문을 닫으면서 지난달 국내 자동차 산업의 수출길이 사실상 막혔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부울경지역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이 앞으로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달 국내 전체 수출액은 369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4.3% 급감했다. 특히 무역수지(9억5000만 달러 적자)는 2012년 1월(23억2000만 달러 적자) 이후 8년3개월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다른 주요 국가의 코로나19 상황이 급격히 좋아질 기미가 없는 데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 사태 역시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이달에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침체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낮아져 주요 국가의 수요가 줄면 우리 수출에 복합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 2월 우리나라의 수출액 증가율(3.8%)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