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 예탁금은 17조 늘어
- 외국인·기관과 3대축 형성

올해 주식시장에 유입된 개인 투자자 자금이 5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수급에 크게 의존하던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이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주식은 각각 유가증권시장 26조9000억 원, 코스닥시장 4조6670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둘을 합치면 모두 30조7570억 원 규모이다.

여기에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시장에 들어온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7일 기준 17조1305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7조3384억 원에서 62.66% 증가한 44조4689억 원 수준이다. 예탁금은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겼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증시 대기자금이다.

올해 유입된 예탁금과 주식 순매수 금액을 합치면 47조 원을 웃돈다. 국민연금의 연간 순매수 금액이 10조~20조 원인 것과 비교하면 개인 투자자 매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시작된 개인 투자자의 참여는 계속되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이라 지칭될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거센 순매수가 이어지며 한동안 외면받았던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이다.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따라 휘청거렸던 시장도 개인의 자금 유입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조7804억 원으로 지난해 12월(9조1635억 원)보다 2.27배 급증하며 사상 처음 20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은 개인·외국인·기관의 3대 축을 형성하며 수급 동력이 단단해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311억 원, 기관은 2670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으나 개인이 1조7102억 원을 사들이면서 코스피 지수는 0.09% 하락에 그쳤다.

다만 일부 투자자가 변동성이 높은 인버스·레버리지 상품 등에 몰리는 등 투기성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안목과 가치 투자가 동반되어야 주식시장도 성숙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