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리원전 온배수 열에너지 활용
- 해조류 가스 이용 방식 등 검토

부산을 ‘수소 에너지 허브’로 조성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역 제조업의 생태계를 화석 연료 중심에서 수소 에너지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기계·자동차·조선·해양플랜트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조합을 꾸리고 수소 에너지의 생산·저장기술 개발에 나서 관심을 끈다.

한국수소에너지기술연구조합(KHTRA·수소 조합)은 28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수소 에너지 산업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수소 에너지는 석유 등 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 수소’를 주로 활용해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비싸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연구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수소 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은 현대 등 대기업 위주로 이뤄졌는데, 지역 중소기업이 조합을 꾸려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사례다.

수소 조합은 수소 에너지의 생산·저장·응용·수소 모빌리티 등의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의 주력 제조업인 기계·자동차·조선 분야 중소기업 30여 개 업체가 조합에 가입했다. 이들은 다음 달 창립총회를 열고 정식 활동에 돌입한다.

먼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산업기술연구조합’ 인가를 얻어 수소 에너지 연구 관련 국비 유치를 추진한다. 이를 토대로 수소 생산기술 개발에 매진한다. 고리 원전의 온배수에서 나오는 열 에너지를 활용하거나, 해조류 바이오매스 가스를 이용하는 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안전저장기술 개발(액화수소와 고압기체수소 저장) ▷응용기술 개발(수소 터빈·복합플랜트 등 개발) 등의 사업도 추진한다.

수소조합 추진위원인 김형구 부산경제연구소장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기장해수담수화 시설을 수소발전소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수소 에너지 생산 기술이 상용화되면 부산지역 기계부품·조선기자재 기업이 관련 부품 생산을 전담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28일 열리는 사업설명회에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울산본부그룹장 임동하 박사가 ‘수소에너지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권낙현 박사가 ‘수소의 미래 전망’ 등 의제를 제시한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