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경기전망지수 ‘52’ 기록
- 1998년 ‘48’ 이후 최저 수준
- “고용 안정·금융 세제 지원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부산지역 제조업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1998년 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떨어져 고사 직전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4일 ‘2020년 3분기 부산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역 제조업체 25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52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분기 때 48 이후 최저치다.

부산지역 제조업의 BSI는 올해 2분기 조사에서 61을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 2분기 58에 이어 가장 낮은 수치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분기 만에 금융위기를 뛰어넘어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 직전까지 추락했다.

철광석 등 1차 금속 업계는 전·후방산업의 수요 감소로 전망지수가 19에 그쳤다. 지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부품업도 해외 완성차공장의 생산 중단과 르노삼성자동차의 로그 위탁생산 종료 및 추가 수출물량 배정 지연 등 악재가 겹치며 26에 머물렀다. 기계·장비와 조선기자재 역시 BSI 지수가 각각 47, 73으로 나타나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지역의 부품소재 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전체 조사업체의 68.8%가 코로나19로 2분기 경영상황이 1분기보다 더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더불어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본 기업도 조사업체의 56.4%로 나타나 경기 회복 기미도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태 해결을 위한 지원 방안으로는 고용안정 정책과 금융·세제 지원에 대한 요구가 각각 32.4%와 30.8%로 높았다.

부산상의 심재운 조사연구본부장은 “한국 경제의 큰 변곡점 두 차례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IMF 외환위기였는데, 산업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그 정도라는 증거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전반적인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