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주주 대상서 2023년부터 확대
- 주식수익 3억 이하 땐 20% 과세
- 파생거래 수익 세율도 배가량 ↑
- 국내 증시·파생시장 위축 우려

- 거래세는 0.15%로 단계적 인하

2023년부터 국내 증시에서 연간 합산 2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소액주주는 20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양도차액에 대해 20%의 세금을 내야 한다. 파생상품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과세율도 지금보다 배 수준으로 올라간다.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정부가 금융시장의 과세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한 것이지만 개인 투자자의 세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와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피가 2%대 급락한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49.14포인트(2.27%) 내린 2112.37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현재 대주주로 한정된 상장주식 양도소득 과세 대상은 2023년부터 모든 개인투자자로 확대된다. 기본 공제 한도는 2000만 원이다. 세율은 연간 주식거래 수익이 3억 원 이하일 경우 20%, 3억 원을 초과하면 25%다. 또 현재 0.25%인 증권거래세의 세율을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0.15%로 낮추기로 했다.

가령 개인투자자 A 씨가 한 해에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한 개 종목의 주식을 1억 원어치 산 뒤 1억4000만 원에 매도한 경우 지금은 1억4000만 원에 대한 증권거래세(세율 0.25%) 35만 원만 내면 된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이익 4000만 원(3억 원 이하) 중 2000만 원(공제 한도)을 뺀 나머지 2000만 원에 대한 양도세(20%) 400만 원과 1억4000만 원에 대한 증권거래세(0.15%) 21만 원을 합쳐 총 421만 원을 내야 한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특히 건전한 장기투자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장기투자로 수익이 많이 나면 많은 세금을 물게 된다. 투자금이 큰 경우에는 수익이 과세 구간에 들어가기 전에 주식을 매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증시가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떨어져 자금이 부동산이나 해외 주식시장으로 이탈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파생상품 시장도 위축될 전망이다. 정부는 2022년 ‘금융투자소득’을 신설한다. 전체 금융투자 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하나로 묶은 뒤 종합소득이나 양도소득과 구분해 따로 세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대상은 주식·채권·증권예탁증권 등 증권상품과 파생상품을 포괄한다.

현재 파생상품 소득에는 10%의 양도세만 적용되지만, 2022년 이 양도세가 ‘금융투자소득’ 과세 방식으로 바뀌면 과세율은 배 이상 오르게 된다.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파생상품 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석주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