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등 5곳 지역상의 공동성명
-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정책 주문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 4월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거주지를 옮긴 인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20대 중심의 청년층이 비수도권의 ‘고용 쇼크’를 피해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많은 수도권에 둥지를 틀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두 달간 총 8143명이 지역을 빠져나갔고, 이 중 85%에 달하는 6941명은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지역 고용 리뷰’ 보고서와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지난 3월과 4월 수도권 3개 시·도(서울 인천 경기)로 유입된 인구의 합계는 2만744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2788명)보다 무려 114%(1만4658명)나 급증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1, 2월 수도권 유입 인구 증가율(지난해 1, 2월 대비)은 8.0%였다.

이상호 고용정보원 지역일자리지원팀장은 “통상 수도권 유입 인구는 1, 2월 입학과 취업 등으로 급증하다가 3, 4월 뚝 떨어지는 패턴을 보이지만 올해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비수도권의 고용 충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국내 모든 인구가 경기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전국 17개 특광역시·도별로 보면 지난 3, 4월 인구 유입이 발생한 곳은 경기(4만2309명)와 세종(956명) 두 곳뿐이었다. 부산에서는 1357명이, 울산과 경남에서는 각각 1967명과 4819명이 유출됐다. 서울과 인천에서도 각각 1만521명과 4342명이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면서 지역 상공계는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부산상의와 대구·광주·울산·창원상의는 이날 “국가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5개 상의는 최근 정부가 리쇼어링(국내 유턴) 기업 유치를 위해 수도권 공장총량제를 완화하고,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 해소를 위한 2차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은 더디기만 하다며 국가균형 발전이라는 대의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5개 상의는 지역경제 정상화 해법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유턴기업이 지역에 우선 정착할 수 있게 세금과 금융비용 감면, 연구개발투자비 지원 확대 등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석주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