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산업 인프라 확보 노력”

부산시가 화장품 공동생산시설을 조성하는 등 뷰티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나섰지만, 제품 출시에 필수인 시험·검사를 맡을 기관이 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부산 기장군 일광면에 있는 부산화장품 공장의 내부 모습. 부산시 제공

13일 시와 부산화장품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부산지역에는 화장품 시험·검사기관이 전무하다.

해당 기관은 화장품법에 따라 화장품의 신고, 허가된 기준 및 시험 방법에 대한 품질 검사를 대행하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아 지정된다. 전국 17개 시·도 중 수도권(경기 9, 서울 4)을 비롯해 충북·충남·경북·대구에 각 1개씩 설치됐다.

현재 지역 화장품 기업 대부분은 수도권의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수도권에서 시험·검사까지 받아 최종적으로 시장에 내놓는 셈이다. 부산에서 자체적으로 제품을 만들더라도 가장 가까운 관내 시험·검사 기관인 대구한의대 산학협력단 코스메디컬센터나 경북테크노파크를 이용해야 한다.

지역 업계는 시험·검사기관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시와의 간담회에서도 협회는 시험·검사기관 설립 문제를 거론했다.

아직 산업 규모가 성숙하지 않아 부산에서 시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당장 기관이 만들어져도 실효성이 낮을 거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부산화장품산업협회 관계자는 “공동생산시설이 갖춰진 부산에서 시험·검사까지 받을 수 있으면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산업 전반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화장품 뷰티 산업은 최근 성장가도를 달린다. 지난해 상반기 부산지역 화장품 수출액은 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 마스크 팩과 기초화장용 제품 등을 수출해 약 380%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는 지난해 ‘부산시 화장품 뷰티 산업 육성 조례’를 개정하고, 기장군 일광면 부산테크노파크 내에 공동생산시설을 준공했다. 지난 3월에는 화장품 국제표준규격을 취득해 운영 중이다. 시 관계자는 “공동생산시설을 잘 정착시키고 시험·검사기관까지 설립해 단계적으로 산업 인프라를 확보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