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C 예산증가율 17.6%→11.9% 축소
- 긴축재정 앞세워 지자체 사업 줄 수도

정부가 내년 총지출액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한 것은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한국판 뉴딜 사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면 코로나19 사태를 딛고 경기 회복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21년 예산안’에는 선도형 국가발전 전략인 한국판 뉴딜(21조3000억 원)을 비롯해 ▷국가 균형발전 사업(16조6000억 원) ▷일자리·주거 등 청년 희망 패키지(20조7000억 원) ▷200만 개 이상 일자리 유지·창출(8조6000억 원) ▷사회 안전망 확충(20조7000억 원) 등 ‘10대 중점 프로젝트’가 가장 비중있게 담겼다. 이들 프로젝트의 총예산은 160조 원으로 내년도 총지출액(555조8000억 원)의 30% 가까이를 차지한다.
확장 재정 영향으로 재정 건전성은 지금보다 더 악화된다. 올해 본예산 기준 805조2000억 원에 달하는 국가 채무는 내년 945조 원으로 불어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71조5000억 원에서 내년 109조7000억 원으로 확대된다. 국가 부채가 급증함에 따라 정부는 내년 총 89조7000억 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는 연간 기준 최대치다.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으로 비수도권 사업이나 지자체가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가 이날 별도로 발표한 ‘2020~2024년 국가재정 운용 계획’을 보면 도로·철도 등 지역 사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연간 증가율은 올해 17.6%에서 내년 11.9%로 축소된 뒤 2024년 2.0%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설정됐다.

국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특단의 긴축 방안을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지만, 부산을 비롯한 비수도권 주요 사업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

정부는 내국세의 일부를 지자체에 나눠주는 ‘지방교부세’ 역시 올해(-2000억 원)에 이어 내년(-4000억 원)에도 감액하기로 했다. 내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도 올해(55조4000억 원)보다 2조1000억 원 줄어든 53조3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