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보다 6% 급감한 396만MWh
- 2009년 이후 첫 400만MWh 하회
- 코로나 사태로 공장 가동 줄어
- 주택용은 집콕 영향으로 늘어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여파로 올해 1~7월 부산 제조업의 전력 사용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코로나19 사태가 지역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공장 가동이 줄어드는 등 제조업 위축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전력공사의 ‘2020년 7월 전력통계 속보’ 자료를 보면, 지난 1월부터 7월 말까지 부산 제조업에서 사용된 누계 전력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급감한 396만2482MWh(메가와트시)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된 2009년 1~7월(361만1748MWh) 이후 최저치다. 역대 1~7월 기준으로 부산 제조업의 전력 사용량이 400만MWh 아래로 내려간 것도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감소율(-6.1%) 역시 전국(-5.3%)보다 컸다.

전력 사용량은 해당 업종의 경기 활력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생산 부문에 속하는 제조업에서 전력 사용량이 줄었다는 것은 공장 가동이 중단돼 산업 및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실제로 지난 6월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의 가동률(한국산업단지공단 공시)은 지난해 6월(67.4%)보다 4.3% 떨어진 63.1%에 그쳤다. 산단 운영의 적절 가동률은 통상 70% 수준이다.

올해 부산 제조업의 전력 사용량 감소는 지역경제 악화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력 사용량 증감률을 업종별로 보면 섬유·의복(-14.9%) 자동차 제조(-8.2%) 1차 금속(철강 등, -7.4%) 등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 주력 산업의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더 컸다. 통계청 자료를 봐도 지난달 부산지역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만3000명 급감했다. 이 감소 폭은 취업자 수가 지역·업종별로 공시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8월 기준 최대치다. 반면 올해 1~7월 부산지역 주택용 전력 사용량은 281만1642MWh로 지난해 같은 기간(267만8926MWh)보다 5.0%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재택 근무 등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전은 분석했다.

한편 올해 1~6월 국내 원전의 총발전량은 8만2068GWh(기가와트시)로 2016년 상반기(8만6513GWh)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많았다. 신고리 4호기가 지난해 9월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한 데 따른 결과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