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전국 임의경매 매각 건수는 줄어든 가운데 울산·경남 지역의 임의경매 매각 비율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법원 등기 데이터를 활용한 국내 부동산 거래 트렌드 분석’을 보면 올해 경남에서 임의경매로 매각된 집합건물의 수는 2014년보다 107% 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채무를 불이행시 채권자가 담보로 받은 부동산에 설정한 담보권을 실행해 채권을 회수하는 법적절차를 말한다. 강제경매와 달리 별도 재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경매 신청이 가능하다.

　조사에 따르면 임의경매 매각건은 경상남·북도, 울산, 충청남·북도, 제주 등에서 크게 늘었다. 2014년과 비교해 경북 95%, 울산 79%, 제주 92%, 충남 51%, 충북 49%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수도권의 임의경매 매각이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같은 기간 서울(-67%), 경기(-54%), 인천(-55%)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세종도 -84%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기를 맞아 담보 설정 가능액이 점차 커지면서 임의경매로 매각되는 부동산 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체 소유권이전 신청 부동산수에서 임의경매로 인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차지하는 비율도 울산이 117% 증가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경남이 110%, 경북이 82% 증가한 반면 세종은 -89%, 서울 -77%, 경기 -74%의 감소를 보였다.

　연구소는 “2014년에는 수도권의 임의경매 건수가 전국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지방의 임의경매가 절반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상도·울산 등을 비롯해 일부 지방 시도에서 임의경매로 매각된 부동산 수가 2014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지역의 경매건수 증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조사는 올해 1월부터 법원이 보유 중인 부동산 등기 데이터 정보를 공개한 개방형포털 ‘등기정보광장’의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