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진행 중인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에 대해 거래소 노조가 “금융위원회 출신 또는 정치인 내정을 철회하고 공정·투명하게 다시 시작하라”고 주장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지부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지금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복수의 금융위 출신 관료나 정치인들은 모두 적임자라 할 수 없다”며 “청와대가 금융위나 일부 정치인의 말만 듣고 내정한 것이라면 철회하고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3일 이사장 후보 모집 공고를 내고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추천위는 지난 9월 초 구성됐지만 정지원 이사장의 임기 종료일인 지난 1일까지도 활동을 시작하지 않아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 이사장은 16일 거래소에서 이임식을 열고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앞서 지난 13일 신임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선임돼 다음 달 21일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추천위가 구성 이후 두 달간 아무 일도 하지 않다가 첫 걸음을 뗀 내막은 ‘내정’”이라며 “공정, 독립, 투명성을 잃은 거래소 이사장 선임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거래소 이사장은 하루 평균 100조 원이 넘는 금융상품이 거래되고, 시총이 GDP를 넘는 2300여 곳 상장기업을 관리하는 자본시장 최고 책임자”라며 “오직 투자자와 시장만 보고 소신 있게 일할 리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차기 거래소 이사장 공모 절차는 오는 20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 후 서류, 면접, 추천위의 후보 추천, 주주총회에서의 최종 선임을 거쳐 진행된다.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