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현안해결 발벗고 나서는 등
- 적극적인 활동에 상의 첫 공로패
- “차기회장 책임감 가진 인물이길”

“지난 30여 년간 부산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지난 27일 부산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부산상의 허용도(왼쪽) 회장이 명진TSR 조용국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 부산상의 제공

지난 27일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명진TSR(부산 강서구 송정동) 조용국(84) 회장의 상의 의원 퇴임식이었다. 조 회장은 1991년 14대 상의 의원에 당선된 후 29년간 활동하며 부산상의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조 회장이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하자 부산상의 허용도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은 그동안의 공로와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기념패를 전달하자고 뜻을 모았고, 처음으로 상의 의원 퇴임식과 공로패 전달 자리를 마련했다. 조 회장은 회사 법인 대표인 아들 조시영 대표에게 상의 의원을 승계했다.

조 회장은 부산 경제 발전상을 목격한 산증인이자, 상공계의 뜻을 모아 주요 현안 해결에 앞장선 인물이다.

그는 삼성자동차 부산 유치부터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설치, 녹산산단과 명지대교 건설 등 현안마다 정부와 시에 상공계의 의견 전달에 앞장섰다. 조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삼성자동차 부산 유치’를 꼽았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께서 삼성자동차 건립에 반대하셨어요. 김 전 대통령께선 김해평야는 잘 익은 벼가 황금색 물결을 이루는 것이 장관인데 왜 자동차 공장을 만드느냐고 불편해 하셨죠. 그래도 지역 경제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했어요. 서울 유명 인사들 앞에서 부산에 삼성자동차가 필요한 이유에 관해 연설한 적이 있는데, 그때의 절박함과 벅찬 감정은 지금도 생생해요.”

1973년 명진TSR을 창립한 그는 50여 년간 산업용 특수고무와 공업용 러버를 생산하며 연 매출 1000억 원의 기업을 키워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웠지만 상의 의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회장단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1991년 당시에는 상의 의원이 지금의 절반인 60명이었어요. 상의 의원이 되려면 회원 100명의 지지를 받아야 했는데, ‘국회의원보다 되기 어렵다’고 농담삼아 얘기했죠. 힘들게 얻은 자리인 만큼 지역을 위해 봉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바쁘게 움직였어요. 참 힘들었지만,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조 회장은 부산상의 회장의 역할에 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7명의 회장을 옆에서 지켜보며 느낀 것이, 이 자리가 열심히 하면 중요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그냥 넘어가는 자리라는 것이었어요. 요즘 지역 경제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그렇기에 상의 회장이 그냥 넘어가는 자리여서는 안 됩니다. 내년에 새로 뽑힐 상의 회장은 부산의 경제를 잘 알고 어려운 상황에서 지혜를 발휘할 인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