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 강한 젊은 소비세대 겨냥
- 유통가·관광업계 맞춤형 마케팅
- 이마트, 넥슨 ‘카트라이더’ 협업
- 게임 즐기고 쇼핑 할인권도 제공
- 부산관광公 유튜브 콘텐츠 강화

요즘 유통가를 휩쓰는 단어가 있다. 바로 ‘MZ세대’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새로운 천년 이후 성인이 됐다는 뜻에서 밀레니얼이란 이름이 붙었다. X세대 다음 세대라 Y세대로 불리기도 한다. Z세대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X세대, Y세대의 다음 세대라는 뜻이다.

영국 출신 종이예술가 리치 맥코어가 한국관광 크리에이티브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MZ세대는 여러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최신 트렌드는 물론 남들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제품을 구매해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 소비를 추구한다.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를 즐기며 고가 명품에도 돈을 잘 쓴다.

특히 SNS를 기반으로 소비 경험을 공유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서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러 이유로 유통가는 물론 관광업계도 MZ세대 잡기에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통가, 게임업체와 콜라보레이션

CU가 넥슨 게임 ‘바람의 나라: 연’과 협업한 모습. CU 제공

유통가는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모바일 게임과 협업에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넥슨의 모바일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손잡고 MZ세대 유치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게임 이용자는 이마트 앱에 접속해 게임에서 사용 가능한 레이싱카인 이마트 카트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벤트 기간 이마트 카트에 탑승하고 레이싱 대전을 완주하면 이마트 5000원 할인권도 받는다. 랭킹전에 참여해 누적 횟수 상위 200위 내에 오르면 이마트 기프티콘 3만 원도 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게임의 주 이용객인 MZ세대를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5월 출시한 이 게임의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는 1900만 명이 넘는다. 게임 이용자 대부분이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젊은 고객을 확보하고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제휴 마케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CU도 이달 한 달간 넥슨의 모바일 게임인 ‘바람의 나라: 연’과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협업에 나섰다. 게임 이용자는 CU가 만든 콜라보레이션 도시락을 구매하면 한정판 CU 전용 아이템인 ▷태고의 보물(3일) ▷환력율란(200개) ▷금전 10만 냥과 신규 CU 전용 아이템 ▷CU 한정판 무기방패 외형장비 세트 ▷CU 쫀득한 마카롱(999개) ▷CU GET 커피(999개) 등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마카롱과 커피는 실제 CU 인기 상품 모습을 그대로 본떠 만든 체력, 마력 회복 아이템이다. 이 게임도 MZ세대 유저가 70%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과 CU 도시락을 즐기는 MZ세대에게 혜택과 재미를 동시에 주기 위해 마케팅 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관광도 대세는 MZ세대

MZ세대는 유통가뿐만 아니라 관광 업계에서도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맞춰 관광업계도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콘텐츠 개발에 나섰다. 부산관광공사는 최근 유튜브를 라디오처럼 듣는 MZ세대의 특징을 포착해 ‘ASMR’을 활용한 부산 랜선 홍보에 나섰다. ASMR은 치킨, 디저트 등 음식 먹는 소리, 장작 타는 소리, 비행기 소리 등으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이다. 특정 소리를 담은 ASMR 영상은 유튜브에서 수억 뷰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공사는 최근 30여 년 만에 시민에게 알려진 청사포 몽돌해변의 파도 소리와 부산의 대표 음식인 어묵 먹는 소리를 담은 ASMR 영상을 제작했다. 공사 관계자는 “MZ세대에서 유행하는 MBTI 성격 유형 테스트를 활용한 개인 성향 맞춤형 가을 언택트 여행지 추천도 좋은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도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런던지사는 지난달 해외 MZ세대 공략을 위해 영국 출신 종이예술가 리치 맥코어와 함께 한국관광 크리에이티브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열었다. 기발한 사진으로 MZ세대에서 큰 인기를 끄는 맥코어의 SNS에 착안해 한국 관광에 관한 호기심과 관심을 이끌기 위해 기획됐다. 온라인 워크숍에서 맥코어는 2017년 한국 여행을 하면서 느낀 일화 등을 참가자와 공유했다. 또 미리 작품 재료 키트를 받은 참가자와 함께 롯데월드타워, 익산 미륵사지석탑, 보성녹차밭 등 한국 명소 사진을 활용한 작품 등을 원격으로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공사 관계자는 “유럽에서 한국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여러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