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14일 매출 작년 2배
- 지역 양조장과 협업 제품도

유통가의 술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화한다. 소주, 맥주, 막걸리 등의 기존 주류 이외 와인이나 이색 수제 맥주는 이제 익숙한 축에 속한다. 최근 전통주와 과실주도 유통가에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젊은 층을 상징하는 MZ세대는 물론 코로나19로 부쩍 늘어난 홈술족이 새로운 주류 트렌드를 이끈다.
■새로운 주류가 신주류로

GS25에 따르면 올해(1월~12월 11일) 막걸리를 제외한 전통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5% 증가했다. 지난해 전통주의 매출이 2018년 대비 14.1% 증가한 것에 이어 올해 증가 폭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색적인 소비를 즐기는 MZ세대가 백세주 등의 기존 전통주 대신 새로운 전통주를 소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지속세가 길어지자 홈술족이 새로운 술을 즐기려는 경향도 반영됐다.

GS25에서 전통주 매출 상승세를 이끄는 제품은 밤빛머루, 심술7도, 심술10도, 술박시즌2 등으로 나타났다. 밤빛머루는 해발 500ｍ에 위치한 청정지역 전북 무주에서 재배한 머루를 발효한 와인을 증류해 만든 증류주다. 지난 10월 수확한 머루만 사용했고 마실 때 부드러움은 물론 은은한 머루향, 깔끔한 뒷맛을 느낄 수 있다. GS리테일이 지난달 전통주 살리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선보인 신상품이다. 출시 이후 GS25 전통주 30여 종의 상품 매출 중 3위에 올랐다. 기존 전통주의 스테디셀러인 백세주보다 많이 팔렸다.

심술7도와 심술10도도 지난 4월 출시됐다. 심술 7도는 포도와 블루베리를 함유했고 심술10도는 자몽과 칼라만시로 만들어졌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저도주에 속하고 부드러운 탄산이 들어가 톡 쏘는 맛을 낸다. 술박시즌2는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이 들어갔다. 수박 특유의 향과 색감이 구현된 술이다. GS리테일이 지난해 여름 15만 병 한정판으로 선보여 2주 만에 완판됐다. 올해 시즌2로 재출시했는데 지난 8월 이미 다 팔렸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과일향 등이 가미된 맛있는 술을 저도주로 즐기는 트렌드가 늘고 있다. 또 홈술 때 특별한 술을 즐기는 문화가 전통주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며 “GS가 앞으로도 전통주 살리기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편의점에서 전통주를 고르고 있다. 세븐일레븐·GS25 제공

■지역 양조장과 상생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축제가 속속 취소되면서 지역 양조장들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소규모 지역 양조장의 판로 확대를 돕기 위해 지역 특산물인 사과, 포도 등을 활용한 주류를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충북 충주의 대표 특산물인 사과를 활용한 ‘요새로제’를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양조 스타트업인 ‘댄싱사이더컴퍼니’가 제조한 상품으로 충주 사과를 활용한 사과주다. 충주 사과에 오미자, 라즈베리를 넣어 달콤하면서 상큼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는 6.4%로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기 좋다.

또 충남 천안의 특산물인 거봉포도를 활용한 ‘두레앙 거봉와인’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거봉포도를 활용한 레드 와인으로 은은하고 새콤한 거봉포도향이 느껴지는 상품이다. ‘두레양조’가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두레양조는 2000년 천안지역 거봉포도 농사를 짓는 농민 30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세운 법인이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또다시 확산한 지난 1~14일 주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와인은 166.9%, 과실주는 97.6%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근거리 쇼핑이 일상화하면서 홈술족 수요가 집 앞 가까운 편의점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홈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주류 시장에서도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지역 양조장의 판로 개척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산물을 활용한 주류 상품을 지속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