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료전지 단가 낮추고 효율 높일
- 초미세 나노입자 합성기술 이전
- 향후 선박용 엔진 개발도 추진

부산의 신소재 전문 기업인 ㈜금양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손잡고 수소경제 시대의 핵심 분야인 연료전지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수소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꼽히는 수소연료전지의 효율을 높이고 생산 원가도 절감하는 기술을 이미 확보해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부산 신소재기업 금양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1일 KIST 본원에서 ‘수소연료전지 연구협력을 위한 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금양 제공

금양은 1일 KIST와 연료전지 사업에 필요한 신기술과 혁신 소재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협력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양은 KIST 청정신기술연구소·첨단소재기술연구본부와 연료전지 분야 과제 발굴 및 기술 연구를 공동 추진한다.

금양은 지난해 9월 KIST로부터 ‘초미세 나노입자 합성 촉매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 몇 가지 화학물질을 섞어 입자 크기가 2nm(나노미터·10억 분의 1ｍ)인 초미세 합금을 대량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적용하면 생산 단가를 낮추고, 동시에 전기 생산 효율은 높일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일으켜 구동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 모빌리티의 핵심 장비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서 전기는 수소 이온이 탄소 지지체와 백금 촉매로 이뤄진 막전극집합체(MEA)를 통과되면서 발생하는데, 백금 촉매 입자 크기가 2nm일 때 전기 생산 효율이 가장 높다. 기존 기술로는 고르게 2nm 크기 입자를 가진 촉매를 생산하기 어려웠지만 초미세 나노입자 합성 촉매기술을 활용하면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수소차 한 대를 구동하는 데 충분한 전기를 생산하려면 고가 금속인 백금이 24g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약 10g으로 줄일 수 있다. 수입에 의존하는 백금 사용량을 줄이고 수소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국산화해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금양은 이 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서울 홍릉벤처밸리에 금양이노베이션㈜을 설립했다. 올해 초미세 나노입자 촉매와 이를 활용한 MEA를 생산하는 파일럿 라인(대량 생산라인 전 단계)을 구축해 MEA 시제품을 내놓고, 내년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 선박 건설기계 등의 내연기관을 대체할 수 있고, 드론과 도심형 항공기에도 활용할 수 있어 시장성이 밝다.

또 금양은 연구기관 및 다른 기업과 협력해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엔진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향후에는 반도체, 바이오센서 등 초미세 나노입자 소재가 필요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양 류광지 대표는 “연료전지는 후속 기술 개발이 많이 필요한 분야로 KIST와 협력을 바탕으로 여러 과제를 발굴, 수행해 연료전지 분야 혁신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