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계, 느슨한 규정 탓 악용 우려
- 해수부 “부작용 막는 절차 마련”

해양수산부가 올해 처음 시행하는 ‘수산자원보호 직접지불제’(이하 수산자원보호 직불제)의 성공적인 정착 여부를 두고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예상보다 신청자 수가 많은 것은 고무적이지만 제도의 성격이 애매해 용두사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14일 해수부에 따르면 최근 접수를 마감한 결과, 부산 149척을 포함해 전국에서 2480척이 신청을 했다. 이 제도는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어업인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대상자 가운데 2ｔ 이하 어선의 경우에는 연 150만 원의 직불금이 정액으로 지급된다. 2ｔ초과 어선에 대해서는 ｔ수에 따라 연 65만~75만 원이 주어진다. 올해 예산은 81억 원으로 약 1000척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해수부는 지자체의 적극 홍보와 어업인의 환경보호 의지가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 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수자원 보호를 바탕으로 한 자원관리형 어업체계가 순조롭게 정착돼 지속가능한 어업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업계 일부에서는 수산자원보호 직불제의 다소 느슨한 규정이 이 같은 신청 쇄도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한다. 이 제도는 TAC(총허용어획량) 할당 및 준수라는 기본 의무 외에 일시적·자율적 조업 중단, 어선감척 협조, 생분해성 어구 사용, 해양포유류 혼획저감장치 부착, 해양쓰레기 수거, 기타 업종별·지역별 특성에 맞는 수산자원보호의무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고르도록 되어 있다. 이럴 경우 여러 가지의 선택 의무 중 비교적 시간적·경제적 비용이 덜 드는 항목을 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특히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당국의 현장점검이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반면 4종류의 ‘수산공익 직불제’ 중 조건불리지역 직불제는 어업생산성이 낮고 정주여건이 어려운 지역의 어가 지원, 경영이양 직불제는 젊은 후계 어업인에게 어업경영을 이양하고 은퇴하는 어업인 지원이라는 규정이 뚜렷해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다.

이런 점을 들어 업계에서는 해수부가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수산자원보호 직불제의 도입 취지가 훼손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해수부 측은 오는 8월 중앙수산자원관리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부적격 신청자를 걸러낼 수 있는 데다 9~10월에 이행 여부를 점검한 뒤 직불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부작용 발생을 최소화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