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 매수로 9거래일 만에 반등
- 리스크 겹쳐 추가 조정 가능성
- 상승흐름 타려면 시간 필요할듯
- 환율은 당국 구두개입에 내림세

외국인의 거센 매도 행렬에 연일 하락세였던 국내 증시가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9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도 내림세로 전환돼 7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지수가 반등하며 시장이 다소 진정된 듯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세적 상승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18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3원 내린 11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5.84포인트(0.50%) 오른 3158.93에, 코스닥지수는 10.03포인트(0.99%) 오른 1021.08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니터. 연합뉴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5.84포인트(0.50%) 오른 3158.93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장중 3124.56까지 떨어졌으나 기관 매수세로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장중 1000선 아래로 떨어졌으나 반등해 전날보다 10.03포인트(0.99%) 오른 1021.08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까지 8거래일 내리 하락세를 나타냈다. 8일 연속 하락은 2018년 9월 28일~10월 11일 이후 2년 10개월 만이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로 국내 주식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인데 ▷좀처럼 줄지 않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세 ▷국내 경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업황 전망 우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스케줄 가속화 ▷중국 경제 회복세 둔화 징후 등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7일간 순매도한 금액은 총 7조7250억 원 가량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에 악재가 겹친 만큼 추가 조정 가능성이 존재하고, 지수가 곧바로 상승 흐름을 타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코스피 전망 하단을 3150포인트로 제시한 바 있으나, 현재는 지수 하단을 더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매도와 지수 하락 속도의 조절 가능성은 있지만 상승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기 회복세 둔화가 반영 중이며,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신흥국 주식시장이 불리한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도 “현재 외국인 매도의 주요 배경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과 테이퍼링 경계감이라고 판단한다”며 “테이퍼링 이슈가 본격화할 때까지는 외국인 매도 지속 가능성이 있으며 그 이후에는 순매수 전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주식 매도가 원화 약세를 촉발하고, 원화 약세가 다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도 증시에 압력으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4.2원 올랐다가 18일 하락 마감했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3원 내린 달러당 116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역시 위험선호 심리 위축으로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됐으나, 이날 오전 11시께 외환당국이 오버슈팅 진단 언급을 한 이후 내림세로 전환했다. 이날 환율은 급등락하며 일일 변동폭이 11.9원에 달했다.

한편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4095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2631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도 1272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SK하이닉스(2.46%)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